본문 바로가기

Sites

텔아비브 네베 쩨덱

올해 마지막 휴일, 선거 공휴일을 맞아 어디든 가야 했다. 이상하지, 선거 때는 도시에 가고 싶어진다. 특히 텔아비브의 높은 투표율을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로만 아브라흐모비치와 원더우먼 갈 가도트가 살고 있다는 텔아비브 남부의 부촌 네베 쩨덱에 갔다. 

1892년 욥바와 예루살렘 사이 증기 기관차를 위한 노선이 건설된다. 1838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지만 막대한 재정 대문에 번번히 무산되다가, 요세프 나본이 투자하면서 기적적으로 성사된 기차 노선다. 훗날 이스라엘 대통령이 되는 이츠하크 나본과 친척뻘이다(예루살렘 기차역 이름이 이츠하크 나본 역이다). 오토만 제국의 특별 허가로 건설된 이 기차를 탄 유명인들이 많다. 일단 헤르첼이 탔고, 프로이센의 빌헬름 2세 카이저와 일행도 탔었다. 1918년 영국은 본격적인 기차 노선을 건설하면서 증기 기관차 노선은 버려졌다가, 1990년대 들어 엔터테인먼트 컴플렉스로 재건됐다. 

 

재건된 모습이긴 하지만 19-20세기 증기 기관차 내부 모습이 신기하다. 

 

기차칸 하나를 개조해 욥바-예루살렘 노선 기차를 재현해 두었다. 효과음도 나고 실제 움직이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까악까악 소리지르는 틈에 같이 소리치고 나왔다. 너무 재밌다.

  

날씨 좋은 공휴일이라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다. 

 

텔아비브의 경전철 프로젝트가 드디어 완성돼 가는 중이다. 엘리펠레트 역이 거의 다 완성된 걸 확인했다. 10년 넘게 땅만 파더니 뭐가 다니긴 할 모양이다. 

 

플로렌틴 투표소 풍경이다. 오전 11시쯤인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저렇게 많았다.

 

플로렌틴 회당 뒤로 고층 빌딩이 착착 들어서는 중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장이다. 회당도 지저분한 낙서들을 지우고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옆에 들어선 레스토랑 이름이 플로렌티나이다. 피렌체와 아무 상관없는 크림 소스 기반의 프랑스 요리 이름이다. 워드 플레이에 잠시 흐뭇하다. 

 

살로니키 유대인들이 건설한 마을이라 1층에는 가게와 레스토랑, 2-3층은 베란다가 튀어나온 거주용 가정집이다.

 

플로렌틴의 명물 쇼코 룰루에 들어갔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온다.

 

발칸 샤크슈카이다. 스텐레스 그릇이 너무 뜨거워 손을 데었다. 

이런 브런치 좋은데 너무 비싸다.  

 

재건 지역이라 과거 유명 간판들을 그대로 두고 있다. 불가리아 이민자 19명이 1937년 세운 일종의 신용협동조합이다. 이스라엘 은행 방크 레우미의 토대가 된 기관이다. 전국 23개 지부에 4만 명 회원을 끌어들이며 성장했었다. 텔아비브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도시이다. 

 

재래시장 레빈스키.

 

이스라엘 최초의 백화점 마슈비르의 본점 건물이다. 마슈비르는 성경 속 요셉의 직책이었다. 우리말은 그냥 총리라고 옮기지만 정확히 말하면 곡물을 사들이는 자라는 뜻이다. 1차 세계대전 중 굶주리는 유대인들을 위해 곡식들 사들여 싸게 판매했던 노동조합의 상점이었다. 오늘날에는 민영화(?)되어 운영된다.   

 

레빈스킨 시장에 있는 엘리야 선지자 회당 옆에 중국 식재료 가게가 있다. 글자가 읽히는 쾌감이란. 

시장에서 걸어내려와 에일랏 도로를 건너면 네베 쩨덱으로 돌아온다. 생명나무와 12지파 상징물로 장식된 네베 쩨덱의 수캇 샬롬 회당. 1913년 세워졌다. 당신이 들어올 때도 환영받고 당신이 나갈 때도 환영받는다. 

'Si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론 산, 이스라엘의 가을  (2) 2022.11.13
영연방 전쟁 묘지  (2) 2022.11.12
성경 동물원, 예루살렘  (0) 2022.10.30
나사렛, 절벽산 낭떠러지  (0) 2022.10.27
롯, 디오스폴리스  (0) 2022.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