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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벤구리온이 즐겨 먹던 쿠치-무치

 

네게브 쓰데 보케르에 있는 벤구리온의 desert house에는 벤구리온 부부가 어떤 말년을 보냈는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973년 12월 2일 향년 87세로 사망한 벤구리온은 두 가지를 유언으로 남겼다. 하나는 이 사막의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과 자신을 사막에 묻어 달라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엄격히 지켜져서 오늘날 네게브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영락없이 벤구리온의 집과 무덤을 방문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초대 총리가 살았던 집치고는 참 작고 소박하다. 미국에서 건너온 세 명의 카우보이가 개척한 키부츠는 당시에도 아주 작은 규모여서 박물관으로 만들 만한 뭔가가 있지도 않았다. 그 작은 집에서 이스라엘 국가의 미래와 비전을 꿈꾸었던 벤구리온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먼저 그가 존경했던 독립의 지도자들, 링컨, 간디, 그리고 모세의 그림과 동상이 있다. 건강을 이유로 물구나무를 서곤 하던 벤구리온의 동상도 있다. 무엇보다 이 집에는 그의 독특한 동반자 파울라의 흔적이 강렬한데, 파울라가 벤구리온을 위해 만들던 요리가 그것이다. 

 

이 요리는 쿠치-무치라고 불린다.  

 

 

הקוץ' מוץ' של בן גוריון

בן גוריון שתה קפה טורקי וסיידר, אכל רק אצל פולה, נהג להישקל מדי יום ואהב לשטוף כלים. עופר ורדי נכנס לצלחת של ראש הממשלה הראשו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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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구리온은 아침식사로 터키식 커피와 사이다를 마셨고, 점심식사로 파울라가 만든 쿠치 무치를 먹었으며, 매일 몸무게를 재고 설거지를 했다. 파울라가 1968년 1월 29일 사망한 다음, 벤구리온의 자녀들은 홀로 남은 아버지를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벤구리온은 날마다 파울라가 그를 위해 만들던 치즈 페이스트 쿠치 무치를 먹었다. 사실 벤구리온은 이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 파울라가 없으니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매일 먹었다고 한다.

 

파울라는 간호사였다. 하지만 뉴욕에서 망명생활중인 벤구리온을 만나 사랑에 빠진 대가로 모든 꿈을 접고 이 척박한 나라로 와야 했다. 아마도 파울라의 가장 큰 노고가 유대 민족의 지도자였던 남편의 건강을 돌본 것이다. 파울라가 자랑하는 쿠치 무치는 과일을 갈아 으깬 다음 화이트 치즈를 섞고 약간의 라즈베리 주스로 맛을 낸다. 

 

1949년 4월 휴전은 이뤄졌지만 이스라엘 국가는 새로운 위기를 맞는다. 수천 명의 새로운 이민자들이 몰려왔는데 신생 국가가 너무 가난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약 10년의 시간을 히브리어로 쩨나צנע 라고 하는데, austerity 식량 배급제로 유지된 시대를 말한다. 당시 사람들이 배급받지 못했던 식료품 중 하나가 쌀이었고, 이스라엘 주부들은 쌀 대신 플레이크로 만든 독특한 음식을 '벤구리온의 쌀'이라 명명했다. 오늘날에는 프티팀פתיתים이라 한다. 

 

계란, 물, 소금을 잘 섞은 다음, 밀가루에 넣고 반죽한다. 반죽을 강판에 갈아서 조각을 만든 다음, 얇은 천을 깔고 고르게 펴서 약 3일 동안 햇볕에 말린다. 조각들이 태양에 적절하게 노출되도록 차례로 뒤집어 준다. 벤구리온의 쌀, 프티팀이 준비되면, 양파를 기름에 볶다가 프티팀을 넣고 더 볶다가, 소금, 후추, 치킨 스톡으로 간을 한다. 뜨거운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5분 정도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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