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새다, 베드로의 고향

예수의 사역과 관련된 사이트는 장소 논쟁이 없으면 이상하다. 고고학 발굴이 늦게 시작됐기 때문이다. 가장 압권인 벳새다의 경우, 1차 발굴이 1980년대였다. 지금도 두 장소가 여전히 후보지로서 경쟁하고 있는데, 고고학 유물 발굴이 이제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는 et Tell로 보지만, 최근 el Araj가 우세한데, 사실 둘 다 맞다고 봐도 된다. 이스라엘 관광청은 이런 논쟁이 성지 홍보에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University of Nebraska Omaha의 Rami Arav는 철기 시대 성문과 산당과 하다드 비문 등을 발굴했고 et-Tell이 그술의 수도라고 결론지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외가이다. 여호수아서에서 납달리 지파에 속한 Tzer라는 도시인데, Tzer < Bet Tzer < Beth-Tzed < Bethsaida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et Tell에서는 로마나 비잔틴 교회 층은 나오지 않았다. 비석은 7개 중에 하나만 남았는데, 현무암에 Hadad 신이 새겨져 있다. 가나안의 천둥번개 신이다.

 

 

베드로 안드레 형제와 빌립의 고향인 벳새다는 Beit Zaida, 사냥 혹은 Fishing의 집이라는 뜻이다. 누가복음 9장은 오병이어가 벳새다 근처에서 일어났다고 기록한다. 전통적으로 오병이어 기념 장소가 Tabgha이다 (원래 헵타페곤을 줄인 타프가,여야 하지만 아랍어가 p 발음을 b로 하기 때문에 타브가가 되었다). 제롬은 타브가를 '한적한 곳' 에레모스로 보기도 했다. 에레모스를 '산'으로 부르는데 단어 자체는 광야라는 뜻이다. 현대 히브리어도 미드바르로 옮긴다. 

 

요세푸스도 벳새다를 언급했는데, 주후 30년 골란의 분봉왕 헤롯 필립이 이 마을을 폴리스로 격상시켜 Julias로 명명했다는 것이다. 비잔틴 시대에는 안드레와 베드로의 집 위에 교회가 세워진 듯하다. 이만하면 가버나움 못지 않은 기독교의 주요 사이트인데 그후 사라져 버렸다. 비잔틴 교회들은 모자이크에 비문을 남기는 법이므로 만약 교회터를 찾으면 그곳이 진짜 벳새다일 수 있다. 

 

19세기 오토만은 Beit Habek이라는 맨션을 지었다. Abdul al-Rahman Baasha al-Yusuf이라는 이름의 Bey를 위한 집이었다. 고대 유적 위에 함부로 건축 공사를 벌이면 안 된다는 걸 당시엔 몰랐다. 1930년대 독일 성직자 Rudolf de Haas가 베이트 하벡의 지층에서 모자이크를 발굴한다. 1948년 이후 시리아 군대가 이 집을 전초기지로 사용했고 1955년 이스라엘은 이 집을 포격했다.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이 차지하면서 다시 이곳을 발굴할 기회가 주어졌다. 현재 발굴을 이끄는 이는 Kinneret Academic College of the Galilee의 Mordechai Aviam이다. 

 

아, 그래서 여기가 어디냐고? 벳새다의 위치를 규정하는 단서는 8세기 작품 Hodoeporicon of Willibald이다. 바바리아 지역의 주교였던 Willibrord의 itinery이다. 이분이 가버나움에서 코라진을 갈 때 벳새다에 있는 사도들의 교회를 지나갔다고 쓴 것이다. et-Tell과 el Araj는 2킬로 거리이다. 

 

el Araj에서 의미심장한 모자이크와 낚시 추가 발견되긴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데, 진짜 벳새다는 폴리스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예수님 시대 폴리스로 데가볼리가 있었다. 10개의 도시인데 그중 히포스, 벳샨이 현재 이스라엘에서 접근 가능하다. 폴리스란 이런 거다를 보여주는 곳이다. 거기 비하면 el Araj는 너무 소박하다. 발굴이 더 진행돼 폴리스 지층을 찾으면 이 모든 퍼즐은 맞아떨어진다. 고고학은 펀드의 학문이고 시간과 싸움이다. 결과를 속히 알고 싶은 백만장자들의 기증 행렬을 기대해 본다.   

 

el Araj에서 발견된 비잔틴 시대 교회 모자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