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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in Israel

밥카 babka

이디쉬어로 할머니가 '보베'다. '-카'는 애칭으로 붙는 접미어. 우리 할머니가 만든 빵, 정도의 의미다. 할머니가 어디 사시는 분이냐에 따라 케이크의 성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원조설을 내세우는 폴란드에서 밥카는 스폰지 케이크의 의미이다. 카톨릭 교회의 부활절이 밥카의 D-day이다. 폴란드의 나이 많은 분들한테 밥카 맛을 물어보면 초콜렛이라고 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 기억에도 건포도 많이 박힌 단 맛이다.   

 
밥카는 역시 뉴욕이 최고다. 그 뉴욕에서도 최고의 밥카라는 Breads Bakery에는 언제나 한국인이 바글바글하다. 한국인만큼 먹는 데 진심인 사람이 없으니. 
 

브레즈 베이커리 매대를 채우고 있는 빵과 쿠키와 케이크를 이스라엘 사람들도 그대로 먹는다. 주로 아슈케나짐이라고 해야겠지.
 

건포도 푸슬한 폴란드 파운드 케이크가 초콜렛으로 뒤범벅된 계기는 아슈케나짐 유대인의 디저트 rugelach 때문이 아닐까? 처음 루겔라흐를 먹고, 나 역시, 어? 밥카잖아, 했었다. 버터 녹인 반죽을 밀대로 밀어 깔고, 그 위에 초콜렛을 덮은 다음 조각을 내고 하나씩 둘둘둘 말아 굽는다. 안 자르고 김밥 말듯 통째 말아 구우면 kokush가 된다. 
 
할라가 샤밧, 안식일을 상징하는 빵이라면, 루겔라흐는 아슈케나짐 유대인의 디저트다. 
 
히브리어로 밥카는 우가트 슈마림(עוגת השמרים)이다. 뉴욕이 원조를 내세우는 데 비해, 이스라엘은 쓸데없는 자부심보다 다양성을 추구한다. 일단 이스트 넣은 빵은 발효만 끝나면 만들기 쉽기 때문에 어지간한 빵집은 고유의 우가트 슈마림이 있다.  
 

장미 모양으로 돌돌 굴리는 걸 선호하고, 초콜렛 대신 시나몬을 고수하기도 한다. 결론은 갑분, 뉴욕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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