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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도로 60번

타이밍 참, 하필 이 시기에, 누가 이런 소리를 냈을까 싶다가도, 언제는 뭐, 별수 있나 싶기도 하고 복잡한 심경이다.  

미국에서 새로운 캠페인이 시작됐다.

 

 

Route60 - The Biblical Highway - Tickets Available Now!

In theaters September 18th and 19th. This trek is far more than a two-lane highway; it is a historic, sacred link to the roots of Judaism and Christianity and the stories of the Old and New Testaments. Follow world-changing diplomats David Friedman and Mik

route60.movie

 

성경 이야기, 특히 족장들과 관련된 장소들을 통과하는 60번 고속도로를 Biblical Highway로 지정해서, 고정된 예산에 따라 단일한 유기적 단위로 통합해 성경 관광(=필그림)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충족시키자는 제안이 나왔다. 헤브론 유대인 기관의 대변인 Yishai Fleischer의 제안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를 역임한 David Friedman과 트럼프의 국무장관 Mike Pompeo가 받아들여, TBN 채널과 함께 이 길을 소개하는 영화를 제작했다. TBN의 마케팅 포인트인가 본데, 폼페오는 CIA 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안보 문제 누가 모르냐는 뜻일 거다.  

 

이 영화의 프리미어 행사가 워싱턴의 성경 박물관에서 열렸고, 9월 18-19일 미국의 약 1,500개 극장에서 상영됐단다. 폼페오 장관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성경을 오늘날 이스라엘 현실과 연결하는 것이며 이 아름답고 흥미진진한 장소를 대중에 공개해 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이다. 참나, 이 길을 무슨 수로 즐기나.  

 

 

이미 이스라엘에서 '족장들의 도로'로 알려져 있는 60번 고속도로는 브엘셰바에서 갈릴리 바다(킨네렛) 아래까지 다양한 성서 유적지를 포괄한다. 그런데 중대한 문제가 있다. 거기에 웨스트뱅크가 끼어 있고, 하와라나 제닌 같은 아랍 도시들에서는 여전히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중이다. 2023년 로쉬 하샤나 이후에도 제닌에서 사망자가 여러 명 발생했다.   

 

이 나라에서 전쟁이나 테러를 의식하고 무슨 계획인들 세울 수 있겠나. 그러려니 하고, 갈 길을 가야 할까. 그래도 삐딱한 지점이 있는데, 이게 너무 미국적이라는 거다. 시카고에서 산타모니카를 연결하는 '루트 66 American Heritage'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금 캐러 간 사람들하고 족장들의 길하고 차원이 같나? 게다가 이거 좇아서 중국이 만든 게 상하이에서 위구르를 연결하는 '국도 312'니까 짝퉁도 아니고 짝짝퉁 급이다. 

 

TBN 배후의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이 도로에서 일어난 신약 성경 사건이 합법적으로 제외되는 게 괜찮은 건가. 

 

크파르 사바 소재의 브랜딩 스튜디오 할룰과 역사 지도 전문가 Shalom Kweller שלום קוולר가 60번 도로의 지도를 제작했다. 특정 지도가 힘주어 강조하는 지명이 결국 다른 지명을 지우게 된다는 건 공연한 히스테릭일까. 

 

다볼 산(여선지자 드보라) 

길보아(사울과 블레셋의 전쟁)

므깃도

세겜(나블로스=에발 산과 그리심 산)

사마리아 

실로(성막과 한나의 기도)

벧엘(야곱의 사다리 꿈)

예루살렘(솔로몬이 지은 성전)

기브아

라헬의 무덤

베들레헴(룻기의 밀밭)

에메크 브라하(구쉬 에찌온의 포도밭)

헤브론(족장들의 동굴)

브엘셰바(아브라함의 우물)

야포

아슈돗

아슈켈론

므깃도 옆에 공간도 많은데 나사렛을 써주지 않는 이유, 사마리아인과 갈라지고 활성화된 요르단 동쪽 길의 병목 여리고나 베들레헴 지명 생략한 것, 에메크 브라하를 넣은 것 (20세기 유대인 정착촌 이름이 성경 도로에 합당한가), 전부 너무한다. 물론 TBN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 신약 성경의 지명들을 끼어넣었다. 단일한 유기적 단위라면서, 신약은 따로국밥인가?  

 

랍비의 아들인 데이비드 프리드만이 주일학교 교사 출신인 마크 폼페오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듯한 포맷도 별로다. 어차피 미국 땅에서 미국인으로 자란 프리드만이 폼페오보다 이 땅에 더 연결돼 있다고 보는 근거가 뭔가? 유대인이라서? 

 

TBN의 에릭 스타컬벡이 진행하는 '와치맨' 사이트는 다른 기관은 시도할 수 없는 자금을 쏟아부어 이스라엘 고고학과 관련된 주옥같은 영상들을 많이 남겼다. 내심 고맙긴 하다. '와치맨' 타이틀은 예레미야 31장 사마리아 포도밭의 '파수꾼' 과 관련돼 있다. 히브리어로 '파수꾼'의 발음이 노쯔림, 기독교인과 같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마리아 웨스트뱅크를 지키는 기독교인을 자임하는 셈이다. 네탄야후 총리가 웨스트뱅크를 포기할 가능성이 다가와서인지 요즘 와치맨에서는 말세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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