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웨스트뱅크 전역에서 하마스 지지 데모가 일어났다. 가자 알 아흘리 병원 폭발 때문인데 예상대로 진실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동예루살렘이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조용한 편이었다.
10월 19일 오전 9시까지 긴급한 일들을 마쳤다. 오늘 일어날 일들에 대해 무거운 마음이다. 준비를 마친 IDF가 가자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며칠 동안 헤드라인이었지만 정말이구나 싶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 미국과 조율도 끝났고, 가자 병원도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병원 폭발이 이스라엘이 아닌 이슬람 지하드 책임인 걸 신에게 감사한다고까지 했다.
10월 7일 하마스가 공격에 사용한 무기 일부가 북한산임이 한국 전문가들에 의해 입증됐다. 탄두에 빨간색 줄무늬가 있는 게 북한이 제작하는 F-7 rocket-propelled grenades 로켓 추진 수류탄이다. 어깨에 걸치고 사용하는 견착식이다. 신속한 재장전으로 게릴라 작전에서 긴요하다나 보다.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어떤 경로를 거쳐 먼 중동까지 이르렀을까. 북한은 그렇게 해서 얻은 자금을 핵무기 프로그램에 조달하고 있을 테고. 대한민국 안보기관은 뭐 좀 느끼는 게 있나. 영화 소재로 그치지 않기를.
중국이 발끈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과 홍콩 기반의 개인과 단체에 미국이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다. 개인 11명, 기업 8개, 선박 1개란다. 안보리가 채택하려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중단 결의안에 대해 미국이 비토한 것에 대해서는 실망했단다.
09:00 영국 수상 리시 수낵이 도착했다. 어제 사이프러스에서 자고 아침 일찍 왔다. 모르긴 해도 전시중인 공해를 통과해 수상을 에스코트하는 공군 작전은 한 번만 해도 엄청난 전력일 것이다. 독일 수상이 공습 알람에 체면 구기고 난 후 각 국 정상들이 특히 신경쓰는 부분이다. 영국 수상은 가자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 그후 뭘 할까.
리버풀에서 뛰는 이집트 선수 모함메드 살라가 모든 생명은 귀중하다며 가자에 대한 지원 물품을 공급하라는 의견을 발표했다. 오래 버텼다. 가자에 인도주의 지원이 결정된 직후라, 뜬금없지도 않고. 이집트 선수로서는 최선인 것 같은데.
09:35 전투기들이 일제히 남서쪽으로 내려간다. BBC가 수낵 수상이 도착한 시간에 IDF가 가자를 공습한다고 때린다. 대접이 다른 건 모쪼록 양해하시라. 오전 줌 미팅을 가졌다. 허무함을 떨치기 위해, 냉소적인 말이 나오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내년 일정을 짜고, 예산을 확정하고, 참가 학회를 정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 그래도 지금 미팅에 없는 사람들이 돌아와 할 일을 정해 놓는다. 다 돌아와야 할 거야.
10:30 IDF 대변인 보고다. 납치자 숫자가 203명이 되었다. 납치된 어린이는 30명, 노인은 10-20명으로 파악됐다. 그 외 250명의 행방은 여전히 모른단다. 하마스는 자신들이 전부 몇 명의 인질을 잡았는지 모른다며 이를 파악하려면 휴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00 납치된 걸로 여겨지던 12살 자폐 소녀와 80세 할머니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살아있으리라 희망을 놓는 슬픔과, 고통 없으리라 안심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클까. 소녀는 해리 포터의 열성팬으로 알려져서 롤링이 이 소식을 리트윗했다.
12:00 북쪽에서는 키리얏 슈모나 둘레로 공격이 잦아지고 있다. 메나라, 말키야, 그림 같은 풍경들이 눈에 밟힌다. 미국이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반대했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존재하는 북쪽 국경에 누가 돌아가 살려고 할까. 가자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몰아내는데 6-8개월이 걸릴 거라는 예측이 나왔다. 가자의 비무장과 PA의 통치 회복을 위한 전략들이 소개되고 있다. 아부마젠의 역할이 클 텐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3:30 두 나라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수낵 총리는 영국 사람이라 그런가 물에 씻은 듯한 말만 한다. 수낵까지 와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더 난처해졌다. 다음주에는 와야 할 텐데, 자국 내 소동이 좀 가라앉으려나. 심지어 영국도 무슬림 본진은파키스탄, 이란이라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한 단계 멀리 있는 셈이다. PLO 무대는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였다.
14:30 구쉬 단, 텔아비브, 쉐펠라에 공습이다.
14:35 오테프에 공습이다.
14:40 공습이 이어지는 중에, 투르카렘에서 교전이 일어났다. 크파르 사바 너머에 있는 웨스트뱅크 도시다.
16:00 아슈돗, 오테프, 북쪽에 공습이 이어진다.
17:00 오테프, 브엘셰바, 북쪽, 모두 공습이 쉴새없이 이어지는데, 멀쩡히 일하고 있는 내 자신이 놀랍다. 정신적으로야 무슨 영향을 받는지 모르지만 물리적으로 위험하진 않으니까. 가끔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한다. 북쪽에서 30발 이상 로켓이 발사돼 키리얏 슈모나 등 피해가 있었는데, 하마스가 자기네 책임이라고 했다. 분명 전선이 확장되고는 있지만 헤즈볼라 나스랄라가 참전을 선포할 때까지는 레바논 국경 상황을 전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갈란트가 2주 만에 책임을 인정하며, 승리 역시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사람 중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은 네탄야후 총리뿐이다. 그의 친위대들은 총리가 왜 책임을 져야 하냔다. 끝까지 버틸 상.
아비하이 브로데츠, 아내와 세 자녀가 모두 하마스에게 납치됐다. 오늘 코텔(통곡의 벽)에 와서 기도를 했다. 무슨 정신으로 살고 있을까.
UEFA는 이스라엘 축구 팀의 모든 경기를 연기했다. 유럽이 축구 대회가 이렇게 많았는지 새삼스럽다. 나름 젊은 최강의 스쿼드였는데.
20:30 어김없이 쉐펠라와 구쉬 단으로 공습이 시작된다. 북쪽 전선에서는 큰 연기 기둥이 보였다.
20:35 IDF 대변인이 가자로의 인도주의 지원 물품은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나 UAE가 이집트로 보냈다는 수천 톤 양식들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21:00 오테프와 아슈켈론에 공습이다. 이게 오늘의 마지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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