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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하마스전쟁 29일

11월 4일.

1995년 오늘처럼 모쩨이 샤밧, 이츠하크 라빈 총리가 극우파 종교 유대인 이갈 아미르에 의해 암살됐다. 28년 후 하마스에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라빈을 위한 추모식조차 취소했다. 그때 라빈을 물어뜯으며 증오를 감염시켰던 이들이 지금 이스라엘 정부 내각에 앉아 있다. 

 

 

 

어제 나스랄라 연설에 실망한 아랍인이 많은 모양이다. 좋아하는 밈으로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더 이상 극악할 수 없었던 PLO의 테러리스트 아라파트가 이스라엘과 평화를 원하자, 물러터진 변절자라고 했던 게 나스랄라다. 이제 나스랄라를 조롱하는 젊은 테러리스트가 나와 그 자리를 차지할 테지. 방구석에 앉아 자기 증오를 발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덕분에.  

 

 

 

마인츠가 안와르 알가지를 해고했다. "River에서 Sea까지"를 올렸다는 이유다. 역사 공부를 한 적 없는지 이 문장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등을 의미한단다. 어제 태어나서 오늘 이 사안을 안 것처럼 굴 거면 아는 척을 말아야지. 마인츠가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재성 시강, 마인츠는 이래저래 악재만. 

 

 

지난 밤, 외국인과 부상자 대피가 이뤄져야 하는 라피야 국경이 오랫동안 중단됐다. 앰뷸런스에 하마스 대원을 들여보내 국경 통과를 시도한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 부상자 명단을 작성하는 게 하마스인데. UN 구흐테스가 앰뷸런스를 공격하는 '호러'를 비난한다. 이분은 몰라서 저러나, 알지만 어쩔 수 없어 저러나, 진심 궁금하네. UN이 하마스를 하루이틀 상대한 것도 아니고. 반기문 총장도 한 말이 있는데. 이집트에서 들어가는 구호 물자 중에는 산소 발생기가 유독 많았다. 병원이 아니라 그 아래 있는 지하 터널에서 오래 버티기 위한 도구다. 병원에 필요하다는 연료도 결국 그 지하 터널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용될 것이다. 인도주의 지원이 하마스를 지원하는 게 분명하지만, 그걸 멈출 수 없으니 딜레마다. 

 

이스라엘 납치자 가족들은 텔아비브 정부 건물 앞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죄수들을 가자에 데려다주고 이스라엘 인질들을 데려오는 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마스나 헤즈볼라는 인질들을 돌려줄 것처럼 온갖 것을 뜯어내고 죽은 시체를 담아 보낸 역사가 있어서 믿을 수가 없다. 생명을 경시하는 테러조직과 생명을 위해 협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즈르엘 평야 키부츠 게바에서 설립된 합창단 게바트론이 납치자 가족들을 위해 공연했다. 이스라엘 땅과 노동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곡들로 유명하다. 어제 카발랏 샤밧 의식은 나할 오즈 키부츠를 위해 헌정됐다. 마지막 쟁기질 한 고랑이 끝나는 곳에서 국경이 넘어갈 것이다. "הגבול יעבור במקום בו יסתיים התלם החרוש האחרון" 이 모토를 위해 1951년부터 국경 옆에서 묵묵히 농사 지으며 버텨온 이들이다. 실제로 나할 오즈는 가자와 이집트의 국경을 고랑으로만 표시해 놓았다. 피를 흘려, 불에 태워, 증오로 파괴해 버리는 테러가 이 노동보다 가치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어쩌면 좋을까. 

 

유대인 테러리스트 문제도 단순하지 않다. 웨스트뱅크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유대인 정착민들의 보복 공격이 위험 수준이다. 저쪽 동네가 어떻게 될지.

 

09:20 12시간 만에 공습 경보가 재개됐는데, 에일랏?! 어제 나스랄라가 예멘 후티 반군이 최고라고 하니까, 호응을 제대로 하나 보다. 잠시 후 경보가 오보였단다. 

 

지난밤, IDF가 남부 가자에서 특별한 작전을 수행했다고 한다. 이스마엘 하니예의 집이 폭파됐다나 보다. 이게 이유였을까. 팔레스타인 언론은 이번 전쟁으로 하니예의 형제와 조카를 포함해 14명의 친척이 살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10:50 오테프에 공습이다. 하마스가 가장 경기를 일으키는 일이 암만에서 시작됐으니까. 미국 국무장관이 아랍 국가 외무부장관들과 회담중이다. 카타르, 요르단, 이집트, 사우디, UAE의 외무장관, PLO 집행위원장이 참석한다. 와, 소름. 나조차 카타르를 제일 먼저 썼다. 레바논 총리 나집 미카티, 요르단 압둘라 국왕도 만난다. 다음주 젤렌스키는 이스라엘에, PA 압바스는 러시아를 방문할 수도 있다. 국제정치학 개론 수업에서 절대 다루지 않는 상황이다.  

 

11:00 디숀, 말키야, 레바논 국경도 공습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해 더 알았다면 분명 그들에 대해 더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만남과 대화가 필요하다. 익명의 공포를 걷어내고 나와 같은 동류로 믿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내가 조금 더 아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재앙과 불행에서 일어나는 특화된 DNA가 있는 모양이다. This is Us라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화가들이 납치된 이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이다. 자기 집에서 그리기도 하지만, 현재 납치자 가족들이 머무르는 텔아비브 박물관 광장에서 수십 명이 그리고 있다. 이제까지 150여 명이 참여했단다. 나는 트라우마로 느껴져서 납치자들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겪고 있는 일을 상상하게 되고, 그럼 현재 나의 안전이 죄스럽기 때문이다. 초상화를 그리는 일은 단지 상상만이 아니라 화가와 모델을 하나로 연결하는 특별한 과정이다. 그런 일을 일부러 하다니, 예술이란 과연 위대한데, 무너진 인간을 일으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 인물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11:38 키수핌에 다시 미사일 공격이다. כיסופים열망이란 뜻의 키부츠다. 이스라엘 감독 중 정말 독특한 색깔을 지닌 드로르 샤울이 키수핌 출신이다. Atomic Falafel은 내가 본 최고의 이스라엘 웃긴 영화다. 2016년 화웨이의 크리스마스 광고, 일년에 한번 스마트폰을 꺼놓으라는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솔직히 그때, 크리스마스가 뭔지도 모르는 중국 회사가 유대인 감독 고용해서 뭐하나 했었다. 광고 자체는 무슨 상을 받았을 거다. 그러하다. 

 

텔아비브에 다녀왔다. 아는 교수님이 29일째 거기 계셔서다. 

 

 

텔아비브 시청이 가족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주차장 넉넉한 박물관 공간을 내주었다. 텔아비브 박물관의 원조 건물에서 이스라엘의 독립 선언이 있었다. 그때 그 선언의 정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자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다. 그냥 방문한 사람인 줄 알고 대화를 시작하면 대부분 납치자 가족들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압도된다. 여기가 전부도 아니다. 미국으로 간 가족들도 있고 장례를 치르는 중인 가족들도 있다. 방문한 우리들이 힘들어 하는 데 비해, 교수님은 많이 차분하시다. 모든 증거를 종합해 볼 때 아직껏 살아 있으리라 희망할 수 없단다. 그래도 여기 있는 건 혹시라도 살아 있을 끈질긴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 몰라서라고. 목이 졸리는 것 같은 슬픔이 거기 있다. 인간은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가자에는 또 그들의 슬픔에 흘리는 눈물들이 있겠지. 

 

16:00 돌아오는 길에 아테프, 아슈돗, 쉐펠라에 공습이다. IDF가 가자 시티로 강력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뉴스다.

 

17:00 에일랏과 그투라까지 아라바 키부츠들에 공습이다. 하마스가 250km 로켓을 갖고 있다니. 

 

18:00 매시 정각에 로켓 쏘기로 했나. 스데롯과 니림에 공습이다. 

 

이 와중에, 베이징의 조셉 리(국가 주교?)가 홍콩을 방문해 최근 추기경으로 임명된 스니븐 차우를 만난단다. 

지난 4월 스티븐 차우(왼쪽) 당시 주교가 베이징을 방문해 조셉 리를 만났었다. 베이징이 바티칸과 화해하려는 몸짓이라는데, 중국에 홍콩 신자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은 불완전한 거래가 단절보다 낫다는 이유로, 두 번이나 중국 공산당 교회의 요구에 굴복했다. 지하교회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신자들을 팔아 넘긴다는 비판도 받았다. 아무튼, 그러하다. 

 

20:53 IDF 대변인 성명이 시작되자, 오테프와 아슈켈론으로 공습이다. 

21:02 오테프, 스데롯에 공습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명에 빠삭한 게 이런 과정을 겪어서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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