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위대한 나라다. 그런 나라치고는 쓸만한 통치자가 안 나온 특이한 경우다. 마크롱 대통령은 왜 저럴까. 눈 뜨자마자 남의 나라 대통령 생각을 하다니. 독일이 함부르크 이슬람 센터를 급습했다. 헤즈볼라와 연계가 의심된다고 한다. 마크롱은 트위터만 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왜 잠에서 깨자마자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하루가 지나 IDF 전사자는 지상전 이후 51명으로 늘었다. 10월 9일 이후 371명 전사자, 238명 납치자다.
06:30 오테프 공습이다.
우리나라는 오늘 수능을 치르는구나. 예비군 가면서 대추열매 타마르 수확을 부탁하고 간 친구가 있다. 집에 남은 여성들이 부족한 일손으로 고생해서 포장까지는 했는데 이번에는 판로가 막막하단다. 나는 타마르 안 좋아해. 몇 번이나 말했지만 곧 우리집에도 산처럼 쌓였다. 종류가 달라서 하나는 냉동고, 다른 하나는 냉장고에 넣으라는데 평시에도 먹는 거에 신경쓰는 캐릭터가 아니다. 한참만에 생각나서 다시 살펴보니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다. 하나는 하찌 야베쉬로 조금 굳은 거고, 다른 하나는 지금 막 딴 아시시, 즙이 뚝뚝 떨어진다는 거다. 하나씩 포장을 풀고 꺼내 먹어보니, 똑같은데? 지나가던 11살짜리가 딱하다는 듯 일러준다. 꼭지를 보라고. 더 마른 게 있지 않냐고. 그러하다. 자, 그럼 마른 게 냉동고일까, 냉장고일까?
우리말 성경에 '다말'로 등장하는 대추열매는 히브리 여성의 이름으로 인기다. 내가 아는 "타마르"들도 너댓 명이 훌쩍 넘는다. 아가서에 보면 대추나무는 늘씬한 여성의 표상이기도 한데, 이래저래 외모와 떨어질 수 없는 여성의 운명으로 이보다 괜찮기도 어렵다. 아무튼 이 대추열매는 각종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어, 하루에 몇 개씩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단다. 워낙 달아서 설탕 대신 요리에 사용하기도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꿀'은 가공식품 허니가 아니라, 이 타마르 꿀을 말한다. 일반 수퍼에서 판매하는 바짝 마른 타마르가 아닌, 아시시 타마르에 맛들이면 답도 없다. 가을 수확 초반에만 조금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농부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이런 이득이 있다. 킬로당 아시시는 40셰켈, 약간 말린 건 32셰켈, 만원 이쪽저쪽이다.
09:50 예루살렘 남부 60번 고속도로 체크포인트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터널 체크포인트라고 불리는 곳이다. 6명이 부상당하고 1명이 치명타를 입었다는데 결국 사망했다. 하마스가 웨스트뱅크, 특히 예루살렘에서 일으키고 싶어하는 결정적 사건이다. 네탄야후 내각은 웨스트뱅크의 테러를 잠재우는 노력도 그닥 안 하는 것 같다. 대체 뭐하고 지내는지 장관들 하나하나 스케줄이 궁금할 지경이다. 하마스가 웨스트뱅크를 들쑤시는 게 분명한데, 유대인 정착촌 보안을 유지하겠다고 창설된 예비군 대대가 10월 7일 이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괴롭히는 장면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역 예비군 대대라고 하지만 다 그 동네에서 모인 정착민들이다. IDF 이름으로 이런 짓 하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몇 번이고 문제를 지적해도 반복되니 환장할 노릇이다. 웨스트뱅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곳 삶에서 희망을 발견해야 한다.
11:20 오테프에 공습이다. IDF가 칸 유니스의 몇몇 동네들에서 비우라고 리플렛을 투하했다. 쉬파 병원에서 인질들을 발견하지 못했으니 남부 가자로 내려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긴 하다. 전 세계 여론이 다시 요동칠 것이다. 벌써 사우디가 쉬파 병원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워낙 거대한 컴플렉스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 최고 정예부대가 건물 하나하나 조사하고 있다나 보다. 인질들이 이곳을 스쳐갔는지는 모르지만 현재 여기 없는 건 확실한 것 같다. 협상 없이 인질을 구출하는 게 정말 가능할까. 길라드 샬릿은 2006년 6월 25일에 납치돼 2011년 10월 18일에 석방이 결정됐다. 가자의 어딘지도 모를 지하 감옥에서 6번의 생일을 보냈었다.
12:00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 Volker Tuerk가 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네바 주재 이스라엘 대표 메라브 샤하르는 이를 비판하며 국제법은 “a suicide pack"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가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거나 국제법에 따라 그 행위에 비판을 받는다면, 필연적으로 테러 조직은 국제적 지원을 계속 확신하면서 테러를 사용하는 데 점점 대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전체가 테러 대상인 곳이 많지 않으니 이해 못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오바마 시절 세계 여성 문제 대사를 지냈고 현재 UNICEF 사무총장인 캐서린 러셀이 가자 지구를 방문하고 어린이들의 참담한 현실에 마음 아프다면서, 교통 사고를 핑계로 이스라엘을 건너뛰었다. 나중에 시간 될 때 다시 온다나 보다. 교통 사고 자체는 가자에 들어가기 전에 일어났다. 이스라엘 어린이가 납치 당해 인질로 잡혀 있고, 이스라엘 여성들이 살인과 강간과 납치를 당했는데 할 말이 없나. 유니세프 기부자 명단을 그래서 뒤지게 되는 거다. 국제기구마다 돌아가는 시스템이 참 엉망인 경우가 많다.
일론 머스크는 꾸준히 반유대주의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종차별이 유전인 경우가 많은 이유는 뭘까.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14:00 오테프에 공습이다.
14:30 북쪽 국경 에벤 므나헴에 공습이다. BBC가 동행하고 있는 쉬파 병원에서 동영상이 들어 있는 노트북이 발견됐다. 가자로 납치된 직후 인질들의 모습이 찍혀 있단다. 가족들은 정말 죽을 지경이겠다. IDF가 시체들을 가져갔다고 쉬파 병원장이 말했다.
16:30 오테프에 공습이다.
16:40 오테프 최남단 케렘 샬롬에 공습이다. 칸 유니스 쪽에서 뭔가가 시작된 건지.
IDF가 병원들을 공격할 때 미디어들이 동행했다. 전쟁을 현장 생중계하는 미디어 실태는 우려스럽지만, 이렇게 보여주니 속시원한 면은 있다. 가자의 실상을 조금 더 알 수도 있고.
20:20 쉬파 병원 근처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브에리에서 납치된 예후딧 바이스로 확인됐다. 가자 안으로 끌려온 인질들이 모두 무사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하루 행진을 마치고 라트룬에서 야영하는 납치자 가족들 사이에 분노가 커지고 있다. 전쟁 내각은 현재 회의에 들어갔다.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인질 협상이 어떻게 진행중인지 가족들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은 내각이다. 테러는 하마스가 일으켰지만 이 유대인 국가의 존재 이유가 이스라엘 시민의 보호이다. 하마스에게 탄도미사일이 들린 것도 아니고, 세계 최강 군대가 이렇게 많은 시민의 희생을 막지 못했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하마스 몸을 불려온 네탄야후 수상은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우리나라에 배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통령이 그것까지 신경쓰냐 처음에 주장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 책임을 물어 탄핵됐다. 여론 조사는 네탄야후와 리쿠드 정당의 역사상 최악의 지지율을 보여준다. 전쟁 중에 애국심이 고양되고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는 법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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