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로 노란 리본은 סרט צחוב다. 인질을 구출하는 게 현단계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니라고 말했던 슈모트리치가 하루종일 맹비난을 받고서 안 되겠는지 인터뷰에 나왔다. 양복 깃에 떡 하니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왔다. 정치가라 잔머리는 끝내준다. 어제 밤 시위에서 인질 가족들은 슈모트리치에게 "니 자식들이 끌려가고 나면 떠들라"고 극한의 발언을 했다. 유대교 도그마까지 갈 필요도 없이, 한 국가의 장관이 자기 집에서 살해되고 납치된 시민들을 구출하는 게 최우선 목표가 아니라고 여기는 게 말이 되나. 왜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처럼 정부 대응이 없었는지 알 만하다. 이 사람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지지의 이유가 있나? 사로잡힌 이들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샤밧 꽃조차 노란색만 고르는 와중에 분통이 터진다.
지난 1년 동안 하레딤 청년 6만 6천 명이 병역 면제를 받았단다. 역대 최고다.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되고 입대를 결정한 하레딤은 66,000명 중 540명이 고작이다. 지상전 이후 IDF 전사자가 237명인데, 국가의 혜택을 입고 살면서 의무를 저버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게 정상인가. 부끄러워서라도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다못해 외국인인 나도 세금을 내는데.
이스라엘은 정말 작은 나라다. 지난 샤밧 키리얏 말라히 근처 레엠 교차로에서 테러로 사망한 예비군 우리 야이쉬가 노아 키렐의 사촌이라는 게 밝혀졌다. 유명인의 가족이라고 그 희생이 더 가혹할 것은 없지만,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 인구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거 같다. 아, 여당 정치가들 가족은 멀쩡한 것 같다. 전쟁 중에 외국으로 여행 다니는 한가한 팔자도 많고.
유나이티트 에어라인이 3월 3일 이스라엘로 돌아온다. 한숨 돌리게 됐다. 10월 말까지 운항 안 한다는 대한항공 보고 있나. 3월 8일 도쿄로 취항하는 엘알이 벌써 만석이란다. 8개월 동안 초대박나서 의리는 고사하고 선구안도 없는 회사한테 본때를 보여줬으면.
가자 시티의 자이툰에서 IDF의 대규모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내일 아침 주루룩 뜨게 될 전사자 명단이 무섭다. 오늘 밤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성경을 폈지만, 어디를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한참만에 에스겔서에 집중해본다.
테러를 일으키고 종신형으로 복역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칼레드 자말 샤위쉬가 알려지지 않은 병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사망했다. 웨스트뱅크가 다시 한번 끓어오를 일이다. 어제 밤 제닌에서는 밤새 군사 작전이 있었던 모양이다. 2022년 말부터 경찰을 장악한 벤그비르는 보안 관련 혐의로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여건을 하향 조정하고, 샤워 시간을 단축하고, 가족 방문을 제한하는 등 지속적으로 긴장을 일으켜왔다. 테러로 감옥에 갇힌 수감자들이 쾌적한 조건에서 사는 건, 뭐 기분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안이 웨스트뱅크를 들끓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안다면 쓸데없는 문제를 야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라마단이 다가오는데 벤그비르가 내리는 결정들은 하나같이, 아마추어 수준이다. 거기 끌려다니는 총리도 이상하고.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조나선 글레이저의 2023년 칸느 그랑프리 수상작이다.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대단히 통렬한 작품이다. 주인공이 아우슈비츠 감독관인 루돌프와 가족 이야기다. 오스카에서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는 충분히 비극적인 역사를 가지고도 왜 영화가 한결같이 그럴까. 자본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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