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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 케렘 어느 날 에인 케렘에 갔다. 세례 요한의 고향으로 알려진 곳이다. 원래 누가복음에는 산골에 있는 '유대 한 동네'(1:39)일 뿐이다. 유대인은 벧학게렘(렘 6:1 בית הכרם)으로 알고 있다. 이곳 가까이에 쿼리가 있는데 베트 하케렘에서 나는 돌이 성전 제단으로 공납됐다는 미쉬나 기록이 있다.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헬레나는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잉태 중 만남을 이 마을과 연관시켰고, 얼마 후 그들의 만남이 마을에 있는 인상적인 우물 옆에서 이뤄졌다는 전설이 완성됐다. 그래서 1948년까지 아랍인이 거주하던 이 마을 이름은 Ayn Karim이었다. '포도밭의 우물.' 1922년 영국은 예루살렘의 초라함을 견딜 수 없었다. 리처드 카우프만이라는 건축가를 청해 예루살렘에 6군데의 Garden cities를.. 더보기
다윗성, 실로암 연못에서 성전까지 오랜만에 답사를 갔다. 예루살렘 이르 다비드, 다윗성이다. 저기를 차를 타고 가려고 하면 안 된다. 어마어마한 차 막힘이다. 엘악사 모스크와 감람산을 보면서 걷는다. 다윗의 성답게 다윗이 애정한 악기 킨노르가 조각돼 있다. 저게 우리말로 수금이다. Harp가 아니라 Lyre로 옮긴다. 오늘날 다윗성에는 두 개의 집단이 가장 많이 방문한다. 군인들과 초등학생. 둘 다 시끄럽기로 막상막하다. 엘악사 모스크와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12시경에는 하잔이 기도하러 오라고 마이크에 대고 노래(기도?)까지 한다. 이렇게 시끄러운 곳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싶은 소음이다. 아마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을 것이다. 이곳은 예루살렘에서 가장 번잡한 곳이었다. 이 그림이 현재 다윗성의 고고학 발굴에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준다. 가장.. 더보기
언약궤의 이동과 금 독종 사무엘상 4-6장은 언약궤가 사람마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남긴 족적을 들려준다. 먼저 이스라엘은 에벤에셀에, 블레셋은 아벡에 진을 치고 있었다. 오늘날 지명으로 로쉬 아인이라는 곳이다. 이스라엘은 졌다. 장로들은 실로에 있는 언약궤를 진영으로 옮기자는 '꾀'를 낸다. 이 구절이 정말 좋은데, וַיְהִי, כְּבוֹא אֲרוֹן בְּרִית-יְהוָה אֶל-הַמַּחֲנֶה, וַיָּרִעוּ כָל-יִשְׂרָאֵל, תְּרוּעָה גְדוֹלָה; וַתֵּהֹם, הָאָרֶץ 여호와의 언약궤가 진영으로 들어올때, 온 이스라엘이 큰 소리를 소리치니, 온 땅이 울었다. 루아라는 단어에 맞추어 리듬감을 살렸다. 바야르우 테루아. 하나님을 보는 심정이었겠지. 블레셋조차 하나님의 언약궤.. 더보기
킨네렛 II 자료를 찾으러 갔었다. Domus Galilae בית הגליל 이다. 팔복교회 옆에 있는데, 기독교 안의 다양한 교파들이 공동 세미나나 학술모임을 갖는 곳이다. 다양한 종교인들이 일하고 있어서 온 열방의 축소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망이 일단 끝내주고, 도서관도 너무 크고, 부럽더라. 멀리서 보고 날도 더운데 누가 뛰어오나, 했다. 2000년에 홀리 랜드를 방문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다. 메노라인가 했더니 불타는 떨기나무를 형상화했단다. 저때만 해도 아직 전시물이 자리잡기 전이었다. 여름 밤, 킨네렛 해변에서 콘서트가 열렸다. 밤이 돼서 사진을 찍어 보려고 했으나 새까맣기만 했다. 인공 조명을 아무리 많이 달아도 이 캄캄한 바다를 비추기는 역부족일 것 같다. 새카만 밤에 이 바다를 건너던 제자.. 더보기
길보아, 사울의 전쟁 이즈르엘 평야의 동쪽을 감싸고 누워 있는 길보아 산. 길보아 산에 가면, 처절한 느낌이 든다. 지리산에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데. 활 쏘는 이들을 피해 중상을 입고 헤매는 사울 왕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인간 사울에게 많이 끌린다. 다윗을 선택하신 하나님에게 그가 품었을 섭섭함과 야속함이 너무나 공감이 간다. 다윗이 뭐가 나은데요? 그 패거리들 좀 보세요. 그냥 루저들이라고요. 사람은 쉽게 영혼을 빼앗기지 않는다. 인간에게 당해도 분이 나서 참을 수가 없는데 하나님에게 배신을 당했다. 나를 세우신 분이, 나를 끌어내리는 걸, 그저 인간일 뿐인 그는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길보아 산에서 가장 도드라진 봉우리 이름이 사울이다. 그래봤자 해발 300미터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추락을.. 더보기
Apollonia, Tel Arsuf 지중해 바다는 이스라엘의 서쪽에 있다. 이런 지형학적인 특징에 따라 성경은 서쪽을 '바다'(ים)라고 부른다. 지금은 가자를 제외하고 지중해 해안가 모두 이스라엘에 속하지만, 고대 시대에는 해안지방에 사는 민족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항해 무역을 제패한 페니키아와 바다 저쪽에서 몰려운 해양민족 블레셋이다. 텔의 이름 아르수프는 페니키아의 신 Reshef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신이 헬라인에게 태양의 신 아폴론이다. 그래서 헬라 시대에는 아폴로니아로 불렸다. 비잔틴 시대에는 로마에 가까운 덕분에 번영을 누렸는데 그때 이름은 Sozousa이다. 당연히 큰 교회가 있었을 것이다. 7세기 이슬람은 다시 이곳을 아르수프로 되돌렸고, 1101년 십자군은 이곳을 정복하고 요새를 건설한다. 1265년 맘룩의 칼리프 바이.. 더보기
딤나, Tel Batash 유다 산지의 골짜기는 남북으로 겹을 이루며 반복된다. 아얄론(수 10, 머무르는 태양), 소렉 (삿 14, 삼손과 블레셋 여인), 엘라(삼상 17,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구브린=마레사(대상 11, 르호보암이 건축한 성읍 중 하나), 라기스(왕하 18, 앗수르 왕 산헤립 정복)가 순서대로 놓여 있다. 모두 나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들이지만 그중에서도 소렉 골짜기는 구석구석 보석같은 곳이 많이 있다. 성경에서 소렉골짜기는 희한하게도 성추문과 연루된 곳이다. 유다와 며느리 다말의 무대이고, 삼손과 블레셋 여인의 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삼손 이야기의 배경은 딤나 포도원이라고 되어 있는데, 삼손의 나실인 서원과도 관련돼 의미심장하다. 포도즙도 손대서는 안 되는 인물이 왜 굳이 포도원을 찾아간 건가. 아무튼 .. 더보기
Sister Anne, Maronites Church 프랑스어 하시는 수녀님들 너무 좋다. 내가 못 알아들어도 크게 구애받지 않으신다. 굳이 말로 의사를 소통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게 대단히 힙해 보인다. 실브플레 이시,에 환하게 웃어 주시더니, 엉코르 윈뿌아, 하거나 말거나 가버리신다. 레바논 국기가 들어왔으면 해서 인물을 작게 찍었다가, 다시 보니 십자가까지 들어와야 했다. 이쪽 나라들은 어지간하면 기원전 1300년부터 시작한다. 은유와 상징의 카테고리가 넘쳐날 수밖에.  마론파 교회는 창립자 St. Maron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주후 4세기 안디옥 근처 산에서 수도사로 살기로 결심한 인물이다. 역사상 최초로 예수님의 추종자들이 그리스도인으로 불렸던 지역에서 태동한 것이다. St. Maron은 일평생 금욕적인 삶과 기도로 보냈고, 그러면서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