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독립기념일에는 꽤 독특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런저런 노래와 춤도 있지만, 하이라이트는 촌스럽다고도 할 수 있는 소박한 행진이다. 이스라엘 군의 각 부대를 대표하는 이들이 깃발을 들고 왔다갔다 하면서 그해에 기념될 만한 이미지를 묘사한다. 마겐다비드나 메노라나 하트나 그런 거다. 행진이 끝나면 지휘자는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장 앞에 선다(시작할 때 시작해도 되겠냐고 물어보고 시작한 거다). 아도니, 기념식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러면 국회의장은, 내년에도 잘 부탁합니다, 한다. 헤르쩰 산의 그 큰 행사장에 이 두 사람의 대화만 전달되고, 관중들은 거기 맞춰 손뼉을 치고 즐거워한다.
이것이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의 정신이라고 배웠다.
물론 국가가 주관하는 공식 기념식은 행진 전인 저녁 8시에 엄수된다. 이때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12명의 봉화 점화자가 있다. 당연히 12명은 12지파 연장이다. 언젠가부터 누가 이 봉화 점화자로 선정됐는지 시끄럽다. 물론 국가를 대표하는 대단히 영광스런 기회지만, 그게 누구인지 나조차 알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기념식을 보면서 저게 누구냐고 물어보면, 다들 모른다. 뭐 저런 사람이 있구나 정도의 관심이다. 어떻게 그러지? 이스라엘의 독립에 누가 공이 더 많고 적은가? 왜 봉화를 특별한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가? 사실 나라에 '공을 세운다'의 해석 자체는 대단히 정치적이다. 과거에는 봉사와 헌신이 테마였다. 체다카를 많이 했다는 백만장자들이 봉화를 든 건 요즘 일이다.
12명에 대한 구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를 뽑는 사람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정부의 스포츠 문화부 장관이 최종 결정권자이다. 몇 년째 미리 레게브 장관이 하는 일이다. 해마다 12명 선정자를 보며 이분의 취향을 가늠한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 David Blatt (전 이스라엘 농구 국가대표), Vared Ben Saadon (사마리아 와이너리 운영자), Sion Yaari (아프리카 기술 이전 프로젝트), Rabbi Eliyahu Salah (91세, 모샤브 Shetula 창립자), Dr. Hatam Hossein + Prof. Avi Rivkind (트라우마 치유 센터 공동 설립), Nina Weiner (ISEF=이스라엘 장학금 재단 창립의장), Ofek Rishon (초등학교 6년간 왕따를 겪고 현재 그 문제점을 알리는 데 노력중), 중령 D. (IDF 대표, 두브데반 부대, 얼굴을 가린 채 점화 예정), Shalom Assig (배우이자 코미디언), Judith Ngousa (문제 청소년 입대 전 프로그램 운영자), Reut Amichai (17세, 라기스 농부 조직 New Guard의 자원봉사자), Sylvan Adams (사이클링 대회 운영자, 디아스포라 봉화), Avigdor Kahlani 장군 (욤키푸르 전쟁 영웅)
사마리아 와이너리는 미리 레게브가 2년 전 자기 생일을 보낸 곳이다.ㅋ 리쿠드 공개 지지자도 있다. 그래도 예년보다 덜 시끄러운 편이다. 최종안 인선 과정에서 총리의 내각 장관인 Tzahi Braverman이 많이 관여했다는 보도다. 이번 정부는 위기 관리 전담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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