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ed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3 욤 키푸르 나는 욤 키푸르, 대속죄일을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즐거움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나라 전체가 샤바톤, 멈춘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기 때문이다. 세속인 동네에 살기 때문에 금식을 안 하는 사람도 많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TV조차 지직거리는 이 특이한 날은 모처럼 외부 자극을 끊어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다. 하지만 올해 욤 키푸르 저녁, 종교성이 최고로 치솟는 그 시간, 이스라엘 전국이 떠들썩했다. 공공장소에서 남녀 좌석 분리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개혁파 회당조차 남녀 좌석 분리를 결정했다. 이곳은 정식 회당도 아니고 욤 키푸르 같은 날만큼이라도 유대교의 영적 탐구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데, 그랬다. 종교화הדתה를 위해 투쟁하.. 더보기 욤 키푸르 금식 전 식사 2023년 욤 키푸르 금식은 예루살렘의 경우 9월 24일 저녁 17:58에 시작해 9월 25일 저녁 19:08에 마친다. 텔아비브는 18:15에 시작해 다음날 19:10에 마친다. 스마트폰이 다 알려주지만 어디 써놓고 시작하면 안심이 된다. 금식을 시작하기 한 시간 전쯤 식사를 하게 되어 있다. 금식 앞두고도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원래 무척 간단했던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안식일 식사 준비 못지 않게 품이 든다. 왜 이러나 싶다. 금식 전 식사를 히브리어로 סעודה מפסקת 깨뜨리는 식사라고 한다. 뭘 깨뜨린다는 거지? 히브리어는 모호한 표현이 많다. 먹는 걸 멈춘기 위한 먹기라는 뜻이다. 일 년에 두 번, 24시간 꼬박 금식을 해야 하는 티샤베아브와 욤 키푸르에만 있다. 일 년에 단 두 번.. 더보기 로쉬 하샤나 상차림 오늘날 유대교가 번성하는 증거는 진화하는 명절 상차림으로 확인된다. 생존에 급급할 때 나오기 힘든 장식들이 상차림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가 그 최고봉이었다. 세속인들은 이 정도가 정석이다. 세데르(식사 순서)에서 사과를 꿀에 찍어 먹는 게 "샤나 토바 우메투카"שנה טובה ומתוק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꿀처럼 달디단 새해를 맞으라는 인사말이다. 인원이 많든 적든 보기 좋으라고 꿀을 많이 따라두는데, 식사 끝나고 저걸 다 버린다. 최근 유행은 벌이다. 식탁에 벌이 날아다니게 장식한다. 전통적인 종교인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상징들을 설명하는 순서를 갖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차려야 한다. 생선 대가리 때문에 매번 질겁하게 된다. 로쉬 호데쉬, 매달 초하루 기도문이다. 이렇게 시작한다. י.. 더보기 오슬로 협정 30주년 1993년 9월 13일 백악관, 구름 한 점 없는 눈부신 하늘 아래, 어색한 이스라엘 총리와 해맑은 팔레스타인 지도자가 악수를 나누었고, 미국 대통령은 자애로운 부모 같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이 장면을 실황으로 지켜본 느낌이 든다. 그때의 충격과 우려와 흥분이 생생히 그려지니까. 하지만 1993년 개인사를 돌아보면 이 장면을 생중계로 보았을 가능성은 없다. 일단 우리나라 방송부터 다 녹화였을 거다. 철썩같이 믿고 있는 기억의 정확함이란 이렇게 헛된 착각이다. 이날 서명된 첫 번째 오슬로 협정은 이스라엘과 PLO 간의 최종 지위 협상으로 이어질 임시 틀이었다. 그 앞에 놓인 험준한 도전은 엄연했지만 이제 이-팔 평화 과정은 되돌릴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었을 것이다. 그날로부터.. 더보기 9월 1일 개학 이스라엘에서 국가 자금 지원을 받는 교육기관은 모두 6월 30일에 종강하고 9월 1일에 다음 학년으로 진학한다. 8월 마지막날 학용품 사러 나온 학부모와 학생들이 쇼핑몰에 그득하다. 대략은 준비를 마쳤고 빠뜨린 걸 챙기러 왔겠지. 고등학생들은 교직원 노조에서 계속 파업을 위협했기 때문에 늦은 밤이 되어서야 다음날 등교가 결정됐다. 고등학교 교사들의 월급 인상이 이번 파업의 목적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번 파업 때 정부가 약속한 걸 아직까지 안 지켜서 빨리 이행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번 달부터 800셰켈 인상, 연간 2000셰켈을 인상한다. IT업종의 연봉 인상이 평균 만 셰켈인데, 그 1/5 올린다고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이 모두 시달렸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나 가방이다. 워낙 가방을 험하게 써서 일 .. 더보기 2023 IDF 신병 소집 בצל הקרע בעם: עונת גיוסי אוגוסט נפתחה - המהדורה המרכזית 08.08.23 | קטעים קצר www.mako.co.il 이스라엘 군대는 해마다 4번에 걸쳐 18세 남녀를 징집한다. 그 첫 번째 징집이 8월 8일에 있었다. 대개 생일 순서로 징집되지만, 부대 특성과 프로그램 일정도 반영된다. 대개 엘리트 전투병이 첫 번째 징집 대상이다. 뉴스에 소개된 이들도 사예레트 골라니와 기갑 부대다. 소집 해당자는 일단 바쿰בקו"ם으로 가는데, 거기서 등록을 마치고 유니폼을 받아 갈아입고 버스 타고 가야 할 곳으로 보내진다. 바쿰은 텔아비브 텔하쇼메르가 가장 크고, 브엘셰바, 티베리야스, 하이파, 예루살렘에 있다. 예루살렘은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군대 갈 사람은.. 더보기 투베아브, 사랑의 날 이스라엘 지파연합은 내전을 겪었다. 사사기 19장, 왕이 없을 때 일어난 사건이다. 여성 인권은 개념도 없던 성경 시대지만 충분히 참혹한 일이었다. 배경이 되는 베들레헴과 예루살렘 근처 기브아가 의미심장하다. 베들레헴은 다윗의 고향이고, 기브아는 사울의 집이다. 이스라엘은 미스바에 모여 베냐민에 대한 복수를 결의하고, 벧엘에서 진을 친다. 군대의 규모는 40만 명 대 26,000명이었다. 최종 전투에서 베냐민 용사 600명이 살아남아 광야로 도망친다. 이스라엘은 절대로 자기 딸들을 베냐민에게 주지 않겠다고 서원한다. 동시에 그로 인해 지파 하나가 끊어지게 된 현실을 회개한다. 마침 이스라엘 온 지파의 총회에 야베스 길르앗이 오지 않았다 (왕 사울의 시신을 거둔 이들이다). 이들을 헤렘으로 바치고 처녀 4.. 더보기 티샤베아브, 성전 멸망일 아브 월의 아홉째 날, 올해 7월 26일 일몰부터 금식이 시작된다. 유대교는 이날 두 번의 성전이 파괴됐다고 믿기 때문에 깊은 애도를 표하기 위해 금식을 한다. 어떻게 성전이 두 번이나 같은 날 무너졌을까? 고대 사회에서 전쟁은 대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고, 멸망의 과정도 상당 기간이 걸렸기 때문에 기념할 날짜를 하나로 맞췄다고 보면 된다. 왜 맞추었을까? 곱배기는 언제나 효과적이다. 금식을 두 번 하기도 힘들고. 1차 성전, 즉 솔로몬의 성전이 무너진 날짜는 성경에 나온다. 바벨론 느부갓네살이 왕이 된 지 19년째, 바벨론이 유다의 왕으로 삼은 시드기야 11년째, 다섯째 달인 아브 월 7일이다(왕하 25:8). 기독교력으로 주전 586년이다. 진작부터 이 멸망을 예고한 선지자 예레미야는 39장에서 성벽..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