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ed 썸네일형 리스트형 0126 할라 굽기 쉬브아에 다녀왔다. 한때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참 쿨하구나, 점잖게 고인을 기리며 품위있는 장례를 치르는구나 생각했었다. 아니다. 젊은, 원치 않는,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이들도 몸부림친다. 키수핌 국경 근처 지뢰 폭발로 사망한 21명 예비군들의 장례식은 한결같이 처절하고 원통했다. 아직 젊었던, 앞날이 창창했던 이들은 많은 걸 이루지 못했기에, 남은 이들은 죽은 자의 빈자리를 오래도록 아파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제각각의 염려로 무거웠던 쉬브아에서 돌아오는 길은 슬프고 심난했다. 비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진다. 이스라엘에 이런 비가 내리기도 했나 기억나지 않는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물리치료가 중단됐었다. 거의 나은 줄 믿고 내버려두었더니 스트레스와 함께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나의 물리치료사님이 예비군 .. 더보기 תשפ''ד 투비슈밧 투비슈밧이다. 히브리력으로 열한 번째 달 15째 날. 이스라엘은 나라 건국보다 나무 심기 운동을 먼저 한 나라다. "사람이 들판의 나무"(신 20:19)이기 때문이다. KKL-JNF가 주관 단체인데, 이스라엘 땅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유대인의 알리야를 후원하는 기관이다. 현재 이스라엘 영토의 18%가량이 이들이 19세기 말부터 기금으로 사들인 땅이다. 유다 산지, 갈멜 산 등 중요한 산림지역이 이들에 의해 조성됐다. 투비슈밧의 나무 심기도 이 기관이 주관한다. 올해 투비슈밧은 작년 10월 7일 오테프 가자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에 대한 일종의 치유 행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브에리 숲 부지에 나무 심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묘목 값을 기부하면 KKL이 기부자 이름으로 나무를 심어주는 것이다. .. 더보기 2023 이스라엘 겨울 시간 샤밧과 욤리숀 사이 밤중 2시에 한 시간 뒤인 1시로 이동하게 된다. 한국과 시차는 다시 6시간이 된다. 10월 29일 일요일 오전 2시가 1시로 미뤄진다. 유럽에서 시행하는 섬머 타임을 마치고 겨울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내년 3월 29일까지 5개월 동안 이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이 간단한 절차가 겨울마다 논란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전쟁 때문이다. 어차피 아침에 출근하지도 않는데, 전쟁 중에 일몰이 이르다고 영향 받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적어도 두 달 간 섬머 타임을 그대로 두자는 제안이었다. 전쟁은 더 많은 일광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결정을 내린 건 내무부인데, 비행기 등 시간 정보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더보기 2023 초막절의 말방울 매년 초막절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예루살렘에 올라와 행진을 벌인다. 스가랴 14장을 성취하기 위해서다. 대개 개신교인들인데 christian zionist로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곤 한다. 초막절, 예루살렘 행진 스가랴 선지자는 말한다. וְהָיָה, כָּל-הַנּוֹתָר מִכָּל-הַגּוֹיִם, הַבָּאִים, עַל-יְרוּשָׁלִָם; וְעָלוּ מִדֵּי שָׁנָה בְשָׁנָה, לְהִשְׁתַּחֲוֺת ל jy4kids.tistory.com 이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측이 International Christian Embassy of Jerusalem, ICEJ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로 선포한 1980년에 만들어진 조직으로.. 더보기 2023 초막절 숙콧סוכות, 초막절이 되었다. 유대력의 시작에 가까운 이 명절이 내게는 무척 초조함을 안겨준다. 숙콧 8일 후면 지옥이 펼쳐질 걸 알기 때문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비가 내리고 겨울이 깊어지는 동안 단 하루의 휴일도 없다. 다음 해 3월 말에 돌아오는 유월절까지 공식적으로 없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혹사되는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알아서 쉬어야 하는데 그게 엄청난 눈치게임이다. 나는 달력에 빨간 줄을 긋는 것으로 2024-2025년을 미리 헤아린다. 쉬기로 한 때 반드시 쉴 수 있도록 초장부터 세게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 년을 벌써 다 산 기분이다. 외노자의 삶이란, 참 쓸데없는 이유로 비장하다. 초막절을 앞두고 욥바에 갔다가 이분을 만났다. 우리를 불러세워 어디에서 왔냐고 확인하더니 자신을 '.. 더보기 2023 욤 키푸르 나는 욤 키푸르, 대속죄일을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즐거움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나라 전체가 샤바톤, 멈춘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기 때문이다. 세속인 동네에 살기 때문에 금식을 안 하는 사람도 많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TV조차 지직거리는 이 특이한 날은 모처럼 외부 자극을 끊어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다. 하지만 올해 욤 키푸르 저녁, 종교성이 최고로 치솟는 그 시간, 이스라엘 전국이 떠들썩했다. 공공장소에서 남녀 좌석 분리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개혁파 회당조차 남녀 좌석 분리를 결정했다. 이곳은 정식 회당도 아니고 욤 키푸르 같은 날만큼이라도 유대교의 영적 탐구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데, 그랬다. 종교화הדתה를 위해 투쟁하.. 더보기 욤 키푸르 금식 전 식사 2023년 욤 키푸르 금식은 예루살렘의 경우 9월 24일 저녁 17:58에 시작해 9월 25일 저녁 19:08에 마친다. 텔아비브는 18:15에 시작해 다음날 19:10에 마친다. 스마트폰이 다 알려주지만 어디 써놓고 시작하면 안심이 된다. 금식을 시작하기 한 시간 전쯤 식사를 하게 되어 있다. 금식 앞두고도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원래 무척 간단했던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안식일 식사 준비 못지 않게 품이 든다. 왜 이러나 싶다. 금식 전 식사를 히브리어로 סעודה מפסקת 깨뜨리는 식사라고 한다. 뭘 깨뜨린다는 거지? 히브리어는 모호한 표현이 많다. 먹는 걸 멈춘기 위한 먹기라는 뜻이다. 일 년에 두 번, 24시간 꼬박 금식을 해야 하는 티샤베아브와 욤 키푸르에만 있다. 일 년에 단 두 번.. 더보기 로쉬 하샤나 상차림 오늘날 유대교가 번성하는 증거는 진화하는 명절 상차림으로 확인된다. 생존에 급급할 때 나오기 힘든 장식들이 상차림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가 그 최고봉이었다. 세속인들은 이 정도가 정석이다. 세데르(식사 순서)에서 사과를 꿀에 찍어 먹는 게 "샤나 토바 우메투카"שנה טובה ומתוק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꿀처럼 달디단 새해를 맞으라는 인사말이다. 인원이 많든 적든 보기 좋으라고 꿀을 많이 따라두는데, 식사 끝나고 저걸 다 버린다. 최근 유행은 벌이다. 식탁에 벌이 날아다니게 장식한다. 전통적인 종교인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상징들을 설명하는 순서를 갖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차려야 한다. 생선 대가리 때문에 매번 질겁하게 된다. 로쉬 호데쉬, 매달 초하루 기도문이다. 이렇게 시작한다. י.. 더보기 이전 1 2 3 4 5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