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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sha

파라샤 르에 (신 11:26-16:17)

파라샤 르에를 읽는다. 르에ראה는 보라는 명령어지만, 주목을 끌기 위한 관용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말 성경은 옮기지 않았다. 자, 봐봐의 뉘앙스다. 모세는 이스라엘 앞에 두 가지가 놓여 있다고 말한다. 복과 저주다. 신명기 12장부터 26장은 학문적으로 신명기 법전이라고 부르는데, 다양한 법체계를 다루는 것 같지만 결국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명령이다. 지키면 복이고, 어기면 저주다. 때로 인생의 의미가 난해할 수는 있지만 결국 선택의 문제고, 대개 양자택일이 결론이다. 쉽게 보자면 한없이 쉬운 게 인생이다. 그럴 리가 없어, 열심히 에둘러 돌아와 보니 사다리타기처럼 짧은 길을 멀리 헤매다 왔을 뿐이다. 회상을 통과한 모세의 당부는 간결하다. 

 

1알리야 11:26-12:10
이스라엘 백성 앞에 복과 저주가 놓였다. 계명에 순종하면 복을, 순종하지 않고 다른 신을 찾으면 저주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면 그리심 산과 에발 산에 서서 이 양자택일의 원리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예식을 치러야 한다.

12장부터 이스라엘 백성이 그 땅에서 지켜야 할 규례와 법도다. 신명기의 법은 십계명을 확대 해설하는 내용인데, 특히 12장은 제1-2계명, 여호와만 섬기고 다른 신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을 다룬다. 그 땅의 원주민들이 자기 신들을 숭배하던 장소들은 모두 파괴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그 땅 주민들이 그들의 신들을 섬기던 방식대로 여호와를 섬기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예배처는 오직 여호와가 택하신 장소가 될 것이다. 그곳으로 제물을 가져가 여호와 앞에서 기뻐할 것이다. 

2알리야 12:11-28
이스라엘의 번제는 아무 데서나 이뤄져서는 안 된다. 희생제물을 전부 태워 버리는 중요한 제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할 때 언제든지 거주지 어디서나 고기를 도살하고 먹을 수는 있다. 십일조, 가축의 처음 소산, 서원물, 낙헌물은 하나님이 택하실 곳에서 자기 식속들 외에도 레위인들과 함께 먹어야 한다. 육식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제물의 피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조된다. 피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되고 물 같이 땅에 쏟아야 한다.


3알리야 12:29-13:19
그 땅 주민을 멸절하고 그 땅을 차지하면, 그들이 섬긴 신에 대해 호기심도 갖지 말아야 한다. 특히 그들이 행한 가증한 일, 자기 자녀를 불살라 자기 신에게 드린 일을 따라서는 안 된다.

신명기가 끔찍히 여기는 이 범죄는 아브라함의 아케다를 연상시킨다. 유대교의 아가다는 이삭이 결국 재가 되었고 모리아 산에 뿌려졌다고 전한다. 창세기 22장 19절은 아브라함이 그의 청년들, 즉 하인들과 함께 브엘세바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이삭이 실제로 희생되었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Dura-Europos 회당 벽화 역시 이삭이 희생되고 그의 영혼이 하늘로 여행하는 것을 보여준다. 히브리어 문법 역시 이를 지지한다. 완료 시제를 써서 아브라함의 행동이 계속됐다고 본다. 

 

 

 

아케다, 로쉬 하샤나의 파라샤

아케다(עקדה)는 binding, 묶음이라는 뜻이다. 어느 날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서 삼 일 길을 걸어올라와 모리야 산이라 알려진 곳에서 여호와께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천진하기는 하지만 결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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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제물이 보편적인 규범이었던 시대에 이를 금지하는 여호와 신앙을 아케다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는 형성사와 관련되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냥 알고 넘기는 내용인데, 유대교 파라샤에서는 거침이 없다. 토라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기 때문에 어떤 성격의 논의도 가능한 것이다.    


히브리 성경 13장 1절이 우리말 성경은 12장 32절이다. 하나님의 명령에 가감하면 안 된다. 이어지는 내용은 선지자(נביא) 혹은 꿈 꾸는 자의 요건이다.

  • 이적을 보이며 다른 신에게 절하라고 촉구하는 자가 있다면, 그 이적이 이루어질지라도 죽여야 한다.
  • 형제, 아들, 딸, 아내, 친구가 다른 신을 숭배하도록 은밀히 유혹한다면, 불쌍히 여기지 말고 그를 돌로 쳐죽여야 한다. 
  • 성읍 전체가 빌런의 꼬임을 받아 다른 신들을 숭배하게 됐다면 이를 철저히 조사하고 확실하다면 그 주민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다시는 그 자리에 재건하지 않는다. 

 

4알리야 14:1-21
하나님의 백성은 죽은 자를 위해 몸을 베거나התגודד 대머리를 만들면 안 된다. 이 조항은 레위기에서 레위인들에게 주어진 계명들이다(레 19:28, 21:5). 성민עם קדוש, עם סגולה의 개념으로 이어진다.

성민은 먹을 것에 구분을 두어야 한다. 음식정결법כשרות 규정이다. 외형이 혐오스러운 것은 무엇이든 먹지 말아야 한다.

  • 육지 동물 중에서 황소, 양, 염소(이상 가축), 아얄, 가젤, 야흐무르, 아코, 디샨, 트오, 자메르(이상 사슴과), 발굽이 둘로 갈라지고 새김질을 하는 동물은 모두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낙타, 토끼, 사반(hyrax), 돼지는 안 된다. 

 

 

성경 동물원, 예루살렘

예루살렘에는 나라 규모치고는 꽤 큰 동물원이 있는데 간 하하이욧 하타나히, 이름도 성경 동물원이다. 노아의 방주를 읽고 난 샤밧에는 성경 동물원에 가고 싶어진다. 그곳에 테밧트 노아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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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선은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 새는 정결한 새를 먹는다. 즉 여호와께 제사드리는 비둘기류는 먹을 수 있다. 독수리 맹금류, 까마귀, 타조, 갈매기, 부엉이, 박쥐 등 시체에 닿은 새들은 먹을 수 없다.

 

 

이스라엘 國鳥, 두히파트

국조, national bird가 있는 나라는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국조는 까치다. 미국은 샘 아저씨 독수리, 독일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독수리, 프랑스는 루스터(le coq), 캐나다는 캐나다 제이, 핀란드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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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죽은 (병에 걸려 죽은) 짐승 고기는 객과 이방인에게 준다. 
  • 염소 새끼는 어미 젖에 삶지 않는다. 유대교 음식 정결법의 핵심인 바싸리(고기)와 할라비(유제품)를 분리하는 근거 조항이다. 유대교 안에서도 논란이 많다. 이게 어딜 봐서 고기와 우유를 따로 먹으란 뜻인가. 미식을 더하기 위해 윤리적인 선을 넘지 말라는 뜻이 아닌가.  

 

5알리야 14:22-29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알리야는 매년 소득의 십일조, 빚의 슈미타, 인간의 슈미타, 절기를 다룬다. 모두 시간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정한 때 מועד가 이르면 행해야 하는 계명들이다. 하나님이 시간을 만드셨으므로, 우리 역시 그분이 원하시는 시간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 

먼저 십일조עשר 조항이다. 밭에서는 매년 소출이 있다. 여호와의 성민은 매년 곡식과 포도와 기름의 십일조는 물론, 가축의 처음 소산을 여호와가 택하신 곳으로 가져가 먹어야 한다. 만약 거리가 멀어 챙겨가기 어려우면 돈으로 바꿔 가져가 원하는 것으로 바꾸어 먹는다. 포도주יין나 독주שכר도 마실 수 있다. 자기 동네에 사는 레위인, 거류하는 객, 고아, 과부도 챙겨야 하는데, 삼 년에 한 번 십일조를 모아 이들을 배불리 먹게 한다. 안타깝지만 이스라엘의 분깃을 나눠 갖는 명단에는 이방인이 없다. 네 성중에 거하는 객גר이란 이스라엘의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함께 사는 개종자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6알리야 15:1-18
슈미타 조항이다. 우리말이 '면제'로 번역한 히브리어 슈미타 שמיטה는 해제의 의미를 갖는다. 가난의 빚과 노예의 의무로부터 풀려나는 것이다. 오늘날 슈미타는 농사와 직결돼 있지만, 토라의 슈미타 조항은 농사에 대한 언급 없이 빚과 관련돼 있다. 빚을 진 자들이 문제다. 흥미롭게도 하나님이 복을 주시므로 율법을 지키기만 하면 그들 중에 궁핍한 자는 없다. 그런데 이들은 어쩌다 빚을 졌을까? 빚진 자들은 사회 부적응자들인가, 특히 게으른 자들인가? 본문은 여기 관심 갖는 똑부러진 사람들에게 침묵한다. 그저 원래 땅에는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않고, 그를 돌볼 책무가 공동체 모두에게 주어진다고 이른다. 어쩌다 빚을 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는지 당신이 굳이 알 바 아니다. 그저 빚을 갚지 못해 쩔쩔 매는 형제를 7년이 되면 탕감해 주라는 것이다. 

남에게 빚을 내줄 정도로 재산 증식에 재능이 있다면 셈이 빠를 것이다. 슈미타의 해가 다가오니까 아예 꾸어주지 말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지 말고 꾸어주라. 줄 때는 아끼는 마음을 품지 말아야 한다. 이때 아낀다는 악하다 ירע의 뜻이다. 토라가 인간사를 얼마나 세심하게 다루는지 놀랍다. 

 

한편 농업에서 슈미타는 유대인이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논쟁을 야기한다. 시오니스트 랍비들은 7년마다 땅을 쉬게 하는 슈미타로 야기될 경제적 불이익을 걱정했다. 슈무엘 모힐레베와 랍비 쿡이 만들어낸 타협안이 헤테르 메히라היתר מכירה 직역하면 '판매 허가'다. 슈미타 해에 자기 땅을 아랍인에게 팔았다가 이듬해 도로 사들이는 건데, 소유주가 바뀐 동안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거다. 유월절 기간 하메츠 생산품도 이런 식으로 거래한다. 얼핏 지나친 잔머리로 보이기도 한다. 하레딤들은 이를 거북해했고 제대로 슈미타를 지킬 수 있도록 케렌 하슈비이트קרן השביעית라는 조직이 만들어진다. 슈미타 해 경작을 포기한 농부들을 돕기 위해 기금에 모아 전달하는 기구다. 슈미타 다음해 이스라엘은 가자와 터키 등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량 수입하는데, 그래도 너무 비싸서 인플레가 필연적이다. 농사를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뭐하는 짓인가 싶은데, 케렌 하슈비이트 농부들은 진지하다. 지구 환경 위기가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인간의 삶에 농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각인되는 기회가 오긴 할 것이다.  

 

다음의 슈미타는 노예 신분으로부터 해제이다. 히브리 노예는 6년 간 일하고 나서 7년째 자유롭게 될 것이다. 노예를 풀어줄 때, 주인은 이별 선물도 줘야 한다. 히브리인의 경우이다. 이방인은 평생 노예다. 혹시 노예가 떠나고 싶지 않다면 송곳מרצע을 가져다가 노예의 귀를 문에 꽂아서 영원한 노예의 표를 삼았다.

빚이든 노예든 슈미타는 재산권에서 상당한 손해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시행하면 결국 하나님이 복을 주신다. 

7알리야 15:19-16:17
가축의 처음 소산은 하나님께 드려 전 가족이 하나님이 선택하신 곳에서 함께 먹는다. 어차피 먹어 치울 짐승이라고 흠이 있는 것으로 바치면 안 된다. 큰 흠이라면 두드러질 테니 삼가겠지만, 눈이 안 보이거나 조금 저는 작은 흠은 유혹을 느낄 수 있다. 거룩함을 가늠하는 리트머스는 언제나 약간의 차이일 뿐이다. 힘 있는 경우는 자기 집에서 그냥 다같이 먹는다. 동물을 잡아먹는 본문에서는 언제나 그 피를 먹지 말라는 계명이 첨가된다. 
16장은 절기 본문이다. 유월절(아빕월로 나온다), 칠칠절, 초막절을 지키라는 명령이다. 일 년 세 번의 절기에שלוש פעמים בשנה 모든 남자는 받은 복에 따라 각자 예물을 가지고 하나님이 선택하신 장소에 나타나야 한다.

 

하프타라 이사야 54:11–55:5

첫 구절을 따라 Aniyah Soara עֲנִיָּה סֹעֲרָה라고 부른다. "광풍에 요동하는 자"다. 마침 우리나라에 태풍 카눈이 상륙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니-야 소아라'는 형식적으로 '시'이다. 광풍에 전부 날아갈 지경인 성채를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시각적 효과를 염두에 둔 다양한 컬러의 보석들이 사용되는데 푸흐(아마도 노페흐=석류석?) 사피르(사파이어) 카드호드(루비), 에크다흐(가넷)다. 기초석만 사파이어고 바깥에서 보이는 성채의 풍경은 붉은 계열이다. 휘황찬란하다는 뜻이겠지. 이렇게 견고한 성을 누군들 와서 괴롭힐 수 있나, 이제 학대와 공포가 멀어지고 평안שלום과 공의צדקה가 있을 것이다.

 

55장 1절 הוי כל צמא לכו למים은 물이 있는 우물 옆에서 즐겨 낭독되는 구절이다. 

 

 

에인 케렘

어느 날 에인 케렘에 갔다. 세례 요한의 고향으로 알려진 곳이다. 원래 누가복음에는 산골에 있는 '유대 한 동네'(1:39)일 뿐이다. 유대인은 벧학게렘(렘 6:1 בית הכרם)으로 알고 있다. 이곳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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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가까이 하면 잘 먹고 잘 살게 된다. 이스라엘의 사명은 열방의 증인이며, 인도자이자 사령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