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s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나 혼인잔치 교회 가나의 혼인잔치 교회를 방문하면 결혼 갱신 예식을 올릴 수 있다. 개인사적 축하 의식을 매우 어색해 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다. 요즘 말로 관종기가 있는 사람들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행사다. 자기 배우자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맹세를 남 앞에서 하는 건 우리 정서가 아니다. 할 말은 많지만 이쯤에서 생략하고. 이 예식 역시 카톨릭에서는 미사의 일종이다. 예배를 고민한다면 다른 기독교 정파들이 어떻게 이 예식을 치르는지 참고해 볼 만하다. 하루 날 잡고 여러 차례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예식을 본 적이 있다. 내가 너무 냉소적인지 마음을 두드리는 순간은 별로 없었다. 예상을 깨고 노년층보다 젊은 커플이 훨씬 자연스럽게 해냈는데, 그들이 '갱신'의 의미를 알기는 하는 건가 싶었다. 본질적으로 결혼의.. 더보기 베들레헴의 크리스마스 베들레헴은 작고 사랑스러운 도시다. 그게 보기 좋고 아름답다는 뜻은 아니다. 거리는 쓰레기로 가득하고 교통은 막히고 사람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이 도시에서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없다. 쌍욕을 듣거나 지분거림을 당하거나 도둑을 맞았다. 한인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차량 도난 사건도 베들레헴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만저만 간 큰 도둑이 아니다. 예수님의 탄생교회 앞에서 미소 띤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너무 피곤하고 짜증스럽다. 이 교회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팔레스타인 정부가 너무 적극 관할한다. 물론 소중한 유산,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재건했으니 많이 거둬 들이고 싶겠지. 그게 관광객 마인드의 외국인을 윽박지르고 강요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 서비스 정신이 없는 사람은 '관광'의 영역에 있으.. 더보기 갈릴리 바다 교회들 Church of the Beatitudes, 우리말은 팔복교회, 히브리어는 כנסיית הר האושר 행복 산 교회이다. 마태복음은 예수님을 모세에 견준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율법을 받은 것처럼 예수님은 산에 올라 새 백성의 도덕법을 일러주셨다. 현재 팔복교회가 서 있는 에레모스 산은, 산이라기엔 너무 완만하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아르벨이나 카르네이 하틴 전투가 벌어졌던 산이 팔복 설교 장소에 더 적합하다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갈릴리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현 장소에 매혹됐고 이 장소에 대한 기독교의 현저한 선호에 따라 1938년 이탈리아 자금으로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프란체스칸이 관리한다. Beatitudes는 참행복이란 뜻이다. 예수님이 그런 행복으로 여덟 가지를 말씀하셔서.. 더보기 벤구리온 국제공항, 나트바그נתב"ג 이스라엘은 공항으로 배웅이나 마중 가는 문화가 아니다. 입출국이 워낙 잦기 때문에 그런 일상에 동원되느라 다른 사람이 하루 스케줄을 망쳐야 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나는 한국 사람이고 짐이 많을 때 라이드를 부탁하는 게 아직은 편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컨대 라이드를 부탁하면 대신 몇 백 세켈 택시비를 내주는 걸 선호한다. 대신 카발라트 하파님은 전통이다. 멀리 오랫동안 여행 갔던 사람이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전 가족과 친지들이 맞아주는 일이다. 대개 군대 제대 이후 장기간 세계여행에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 사람들은 대개 단체로 이스라엘을 방문하지만 개인 방문도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의 경우 입국 심사에 애로가 많다는 건 각오해야 한다. 단체와 달리 개인은 어디를 가는지 파악이 되지 않아 보안 문.. 더보기 비아 돌로로사, 예루살렘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프란체스칸 수사들의 비아 돌로로사 procession이 있다. 프로세션은 많은 사람이 모여서 걷는다는 뜻이다. 걷는 행위를 비효율적인 구시대 유물로 여기는 시대에 성지를 걷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이곳이 어디인지, 사람은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는 일이다. 다시 예루살렘에 폭탄 테러가 시작됐음을 알린 2022년 11월 23일 이후 마음 한구석이 무너진 것 같다.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걷기로 한다. 예수님의 고통의 길 비아 돌로로사, 나의 호흡을 느끼고 내 근육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머릿속으로 잡념을 몰아내고 들려오는 기도소리에 집중한다. 제1처소: 예수님이 십자가형을 선고받은 곳이다. 현재 우마리야 초등학교이다. 평소에는 공부해야 하는 학교이므로 닫혀 있고 금요일에만 개방한.. 더보기 람라, 이슬람의 수도 로드와 람라는 쌍둥이 같은 도시다. 해안선에서 조금 내륙으로 들어온 쉐펠라 지역에 있다. 로드는 신약 시대 룻다, 비자틴 시대 디오스폴리스로 불리며 번영을 누렸다. 위치가 딱 그럴 만하다. 테라 로사 붉은 흙은 농사에 좋고, 가까운 욥바 항구는 교역에 유리하고, 위아래 좌우 지역 모두로 통하는 도시였다. 661년 세워진 이슬람 우마야드 왕조의 수도는 다마스커스였다. 광활한 영토를 지역별로 나누어 중간 행정수도를 지정했는데 팔레스타인 지역(Jund Filastine)에서는 로드가 딱이었다. 하지만 비잔틴 제국이 애지중지하던 도시를 그대로 물려받기를 원치 않아 새로운 도시를 물색하게 된다. 결국 로드 옆에 신도시를 건설하는데 그게 람라, 아랍어로 람레(red sand)이다. 모래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지어진.. 더보기 메론 산, 이스라엘의 가을 따뜻해지는 2월에는 남쪽에서부터 칼라니트כלנית와 라케페트רקפת가 피기 시작하고, 추워지는 11월에는 북쪽에서부터 시트바니트סתוונית와 헬모니트חלמונית가 피기 시작한다. 11월 첫 주가 가을 야생화의 절정이다. 이른 비, 첫 비, 요레가 내리고 난 다음이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 메론 산에 간다. 꽃도 볼겸, 산 속에서 뭔가 한 해를 정리하고 싶기 때문이다. 더 추워지면 집을 나서기가 싫어질 테니. 미쉬나에 기록된 '시트바니트의 호메츠'(초)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꽃과 식초가 무슨 관계라는 건지? 유럽 학명은 colchicum이지만, 히브리어로 다양한 명칭들이 후보에 올랐다. 시트바니트 외에 바르 요레 즉 '이른 비의 야생화'가 꽤 알려진 편이다. 이처럼 계절에 민감한 꽃이 성경에 안 나.. 더보기 영연방 전쟁 묘지 11월 11일, 이날을 빼빼로 데이나 싱글 데이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태평성대를 산 것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날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이다. 이스라엘의 외국 공관들은 자기 처지에 맞게 기념식을 갖는다. 전승국 프랑스의 기념식은 매년 11월 11일 아코 근처 야드 나탄 칼리지에서 1969년 발견된 Caffarelli 무덤에서 치러진다. 아코의 공성전을 지휘하다가 사망한 프랑스 장군 카파렐리 뒤 팔가의 무덤이다. 발굴 당시 현장에는 아무 표시도 없었는데, 주변의 이슬람 무덤과는 닮지 않아서 눈에 띄었다고 한다. 아무 표시가 없었던 이유는 이슬람 지역 주민들에게 모욕당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카파렐리 장군은 나폴레옹 군대에서 가장 다채로운 인물 중 하나였다, 에레츠이스라엘에 오기 4년 전 ..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