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s 썸네일형 리스트형 케이사랴, 헤롯의 항구 황제의 도시 케이사랴Caesarea는 천혜 항구가 아니라 그런지 어정쩡한 위치이다. 항구는 수송 목적이 가장 크기 때문에 도시 근처에서 발전하는 법이다. 고대 가자 항은 이집트와 블레셋의 본진이고, 아슈켈론은 페니키아의 거점이고, 욥바 항은 예루살렘의 창구였고, 아코 항은 북쪽의 관문이었다. 케이사랴는 왜 여기 있는지 모를 항구다. 지금은 하이파와 아슈돗이라는 현대 항구가 세워졌기 때문에 더 의아하다. 케이사랴는 주전 30년 헤롯이 만든 인공항구이다. 로마로 오가는 항구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위대함을 건축을 통해 과시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건축 프로젝트는 신을 향한 도전이었고, 바다를 막아 항구를 만드는 것은 포세이돈 급의 야심이었다. 고고학은 상상력이 기반한 학문이다. .. 더보기 베들레헴 교회들 베들레헴בית לחם은 '빵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베들레헴의 들판은 네게브나 브솔의 밀밭과 다른 감정을 일으킨다. 이곳에서는 햇살도 부드럽다. 유다 산지에서 바위에 반사되는 날카로운 햇빛과 다르다. 자고로 먹을 게 많은 곳은 느긋한 법이다.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게 옳다. 무엇보다 이곳은 룻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것이다. 모압의 과부가 하나님 백성에게서 따뜻한 안식처를 발견했다. 먹을 것과 거할 처소가 필요한 이방인이 부스러기로 연명하다, 부유한 지주에게 받아들여지고 안전한 보호막을 얻은 것이다. 이 은총의 이야기가 베들레헴 빵집의 배경이다. 그 후손으로 태어난 다윗은 또 어떤가. 아들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홀로 아버지의 양을 치던 소년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는다. 그는 헤아릴 수 없이 힘겨운 고.. 더보기 욥바의 하루 "신약 성경에서 욥바는 베드로와 관련돼 있습니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은 베드로는 병든 자를 고치며 복음을 증거했어요." 유대인들에게 신약 성경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멈춰 눈치를 본다. 듣기 싫은 말을 일부러 할 필요는 없으니까. 해도 될 것 같아 이어간다. "베드로는 룻다에서 애니아라는 중풍병자를 고쳐주었어요. 그때 욥바에 사는 도르가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오, 그래서 베드로가 도르가를 살아나게 했어요? 한 사람이 내 말을 가로채더니, 자기들끼리 한참을 떠든다. 그게 부활이잖아. 예수도 그거 한 거잖아요. 여기서 표정이 굳으면 하수다. "네, 여러분 잘 알고 있네요. 우리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나눌 수 있어 참 기쁩니다." 딱히 악의가 있어서 그런 건.. 더보기 에어 비앤비, 마하네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호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지 오래라 이곳의 에어 비앤비 산업도 크게 성장중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에어 비앤비도 비싸기 때문에, 굳이 싼 가격을 위해 에어 비앤비를 탐구할 일은 아니다. 유대인 중에는 샤밧의 고요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 올드 시티 근처에서 묵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올드 시티 안에 있는 통곡의 벽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샤밧을 지키지만 그렇다고 꽉 막힌 분위기는 아니고, 고요 속에 있어야 하니 주변 환경이 아름다워야 한다. 대략 이 조건들에 맞아 떨어지는 곳이 '마하네 이스라엘'이다. 실제로 많은 미국에서 온 옥서더스 유대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큰 투자를 해서 에어 비앤비에 뛰어든 친구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간 적이 있다. 마하.. 더보기 나사렛 올드시티 이 세상에 살면서 직접 만나보지 않아 아쉬운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분의 사망 소식이 들렸을 때, 더 이상 만남을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에 서글펐었다. Bargil Pixner 베네딕트회 수사이다. 이분의 강의 파일을 갖고 있는데, 가끔 열어서 듣고 또 듣는다. 에레츠이스라엘의 십자군 역사 강의는 정말 최고다. 픽스너 수사의 유명한 표현이 있다. "성지 순례는 제5복음서이다." 이 땅의 지형이, 사람이, 건물이, 사건이 네 복음서에 이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또 하나의 복음서라는 것이다. 막달라를 비롯한 갈릴리의 기독교 유적지를 발굴했고, 쿰란 문서 연구를 통해 에세네 파와 예수님의 영향사를 주장했으며, 예루살렘 시온산에 에세네 쿼터와 에세네 게이트가 있었다고 규정했고, 예수님의 십자가형이 주후 .. 더보기 콘라드 칙, 예루살렘의 다빈치 예루살렘 올드 시티가 다시 번잡해지고 있다. 텅 비어 있을 때 쓸쓸했으니, 이런 날이 다시 오면 반가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사람으로 붐비는 올드 시티는 역시 질색이다. 툭툭 치고 가면서 미안하다고 안 하는 게 제일 빡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지나친 일반화일 수 있지만, 미안하다를 달고 사는 우리네 정서에서 볼 때 피해의식 같은 게 엿보인다. 미안하다고 하면 미안한 대가를 치러야 하니까 미안하다고 말로 인정하지 않는 거다. 무슨 한국 드라마에서 '미안하다고 말만 하면 다야?" 이런 류의 대사가 나왔는데 같이 보던 이스라엘 친구가 정말 놀라더라. 미안하다고 말했으면 됐지 뭐가 또 남아 있느냐는 거다. 우리는 우리대로 문제고, 여기는 여기대로 참. 아무튼 그런 번잡한 올드 시티.. 더보기 나사렛 수태고지 정교회 나사렛은 마리아의 고향이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와 예수 탄생을 고지한 장소이기도 하다. 교회는 정파마다 다양한 전승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 개신교가 알고 있는 내용은 대개 로마 카톨릭 교회의 것이다. 에레츠이스라엘에는 카톨릭보다 훨씬 오랜 기간 성지를 지켜온 정교회들이 있고, 이들이 지켜온 전승도 16세기 신생 정파가 새겨들을 내용이 많다. 나사렛에 1955년부터 짓기 시작해 1969년 완성된 카톨릭의 수태고지 교회 Annunciation은 마리아 숭상이 보다 적나라한 곳이다. 전 세계에 산타 마리아 대성당이 얼마나 많나. 굳이 성지에 왜 또 하나의 교리화된 교회가 서야 하나, 개신교인인 나는 어색하다. 크고 아름다운 교회지만 생동감이 사라진, 그래서 공허함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나사렛에서 정.. 더보기 감람산(Mt. of Olives) 교회들 예루살렘 지형과 관련된 유명한 표현은 시편 125편에 있다. יְרוּשָׁלִַם--הָרִים, סָבִיב לָהּ 예루살렘을 산들이 두름과 같이! 예루살렘은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두르신 것처럼 견고하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고대 예루살렘 성이었던 다윗성에서 바라보면 남쪽에 에쩰산, 서쪽에 시온산, 북쪽에 전망산, 동쪽에 감람산이 자리한다. 산이 기대보다 낮기는 하지만 히브리어로 명백히 '하르' 산이라 부르는 것들이 에워싸고 있다. 그중 동쪽 감람산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큰 의미가 있다. 감람산이 기독교에서 갖는 신학적 의미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장소라는 점이다. 복음서 중에 마태, 마가는 예수님이 갈릴리에서 승천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기독교 전통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따라 감람산..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