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in Israel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느질 가게 우리말 반짓고리는 반짇과 고리의 결합으로, 바느질을 위한 도구를 담는 상자라는 뜻이다. 일본어는 사이호바코, 재봉상자다(그들다운 수준의 어휘다). 이 단어를 히브리어로 옮기기 위해 무진장 고생했다. 바늘은 마하트, 실은 후트니까 마하트와 후트가 들어 있는 상자라고 옮겨 보았는데 아니었다. 히브리어는 에즈라 쉬니아, second aid이다. 바늘과 실 외에도 단추나 핀이 들어 있다. 아끼는 바짓단이 헐어서 수선을 맡겨야 했다. 누가 봐도 건물주인 이 세탁소의 주인은 늦게 문을 열고 칼퇴근을 한다. 새벽같이 출근해서 밤늦게 돌아오는 외노자에게 서비스를 의뢰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러시아에서 이민한 종교인 주인은 매사에 고압적인 태도라, 세탁을 맡길 때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이때 룻기를 읽고 있을.. 더보기 어느 금요일 요즘 친구들 만날 시간이 없다. 나도 바쁘지만 저들도 10주가 넘게 샤밧마다 데모에 가기 때문이다. IT쪽에서 일하면서 돈 많이 버는 친구들이 이번 데모의 선봉이다. 재미있는 나라다. 암튼 모처럼 시간이 난 금요일, 하루에 미팅을 세 군데에서 가졌다. 뭘 먹고 먹지 말아야 할지 굳이 고민해야 한다면 그 기준은 돈 정도일 것이다. 가성비를 따지느라 먹고 싶은 욕구를 참는 식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한 가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데, 음식 정결법 코셔이다. 물론 내 집에서 혼자 먹을 때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모처럼 여유롭게 호사를 누리는 금요일 오전, 음식점에서 사람들 시선을 받으며 뭔가를 먹어야 할 때, 갑자기 용기가 필요할 수 있다. 파스트라마와 닭고기를 넣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고 나서야 아차.. 더보기 내향성 발톱 수술 발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렇다고 걷는 걸 멈출 수도 없고, 시간 나기를 기다렸다. 속터지는 이스라엘의 행정 서비스와 달리 의료 시스템은 건강한 편이다. 조갑 갑입증이라는 진단이 쉽게 내려지고 30분 안에 수술실에 들어가 대기했다. 간호사실 옆에 있는 조촐한 수술실. 히브리어는 찌포렌 호드라니트, 안으로 들어가는 발톱이라는 뜻이다. 영낙없는 오른쪽 엄지발톱이다. 처음 염증이 생기고 약도 바르지 않고 계속 강행군한 탓이다. 저 문 너머로 긴급 수술만 하는 Surgeon의 방이 있다. 마취하고 염증난 부분을 잘라낸다. 그러고 거즈를 씌우면 끝이다. 그래도 운동화 신고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다시 피가 났다. 저 발로 이틀을 더 걸어야 했다. 더보기 다시 예루살렘 테러 샤밧을 준비하던 2월 10일 오후, 1번 고속도로가 예루살렘 북부로 뻗어가는 곳에 자리한 라마 교차로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 한 차량이 접근했고 보행자들에게 돌진한 것이다. 무장도 하지 않은 테러리스트는 후세인 카라카,라는 이름이었고, 동예루살렘 이싸위야 출신이었다. 테러가 일어났다는 뉴스는 그로부터 몇 분 후에 내게도 알려졌는데, 그렇구나 하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지진과 폭우로 집이 난장판이었고 가스가 떨어진 걸 이제 알게 돼서 분통을 삼키며 주문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샤밧의 고요함 좋아하네, 하루 쉬자고 그 전날 전쟁같은 나날을 보내는 게 무슨 머저리 같은 삶인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테러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각인되었다. 이스라엘의 일상은 .. 더보기 일요일 아침 텔아비브 기차역 이스라엘의 일요일은 욤리숀, 일주일의 첫날이다. 모든 도로가 막히지만 텔아비브 방향은 특히 엄청나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텔아비브 쪽으로 갈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굳이 가야 하면 기차를 탄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요일 오전 텔아비브 방향 기차들도 지독하다. 위장이 안 좋아서 가스트로엔터롤로지스트, 를 예약한 게 대략 세 달 전이다. 내가 사는 도시에는 전문의가 없어서 바트 얌Bat Yam까지 가야 했다. 텔아비브 욥바 바로 아래 있는 해안 도시이다. 교통 상황 같은 걸 따질 계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요일 오전 기차를 불사하게 됐다. 이 단어의 스펠링을 몇 번이나 체크했다. gastroenterologist גסטרואנטרולוג. 히브리어는 의학 관련 용어를 라틴어 그대로 사용.. 더보기 수리남 회당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보다 껐다. 그런 종류의 영상은 도대체 왜 만드는 걸까. 실화라는 게 정당한 이유가 되나? 내 돈 내고 시청하는 처지에 별로였다는 감상 정도는 말해도 되겠지. 혹평을 보탤 필요는 없을 테니 이만하겠다. 이스라엘에서 수리남은 꽤 알려진 나라이고, 그렇게 알게 된 나라에 개인적으로 많은 애착을 느꼈다. 수리남은 남아메리카에서 영토가 가장 작은 나라로 브라질 위, 베네주엘라 오른쪽, 그리고 대서양에 접해 있다. 영토의 90% 이상이 열대우림 정글과 강으로 나라 경제에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대부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 경험이 있는 대륙에서 수리남은 거의 유일하게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그래서 공용어가 네덜란드어이다. 하지만 유럽 지배자들을 위한 노예 사회로 기능했기.. 더보기 텔아비브, 그라피티의 거리 자파는 아랍 도시였다. 에레츠이스라엘에 도착한 유대인들은 자파 항구에 도착한 다음, 거처가 정해지면 예루살렘 등으로 퍼져나갔다. 항구의 삶이 편안한 이들은 자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저앉았다. 이들에 의해 1887년 네베 쩨덱, 1909년 아후자트 하바이트가 세워진다. 1921년 그리스 살로니카에서 대규모 유대인 이민이 건너온다. 살로니카의 유대인 게토에 큰 불이 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텔아비브 남부에 자리를 잡고, 지도자 솔로몬 플로렌틴의 이름을 따라 동네 이름을 플로렌틴으로 정했다. 아테테에 온 줄 알았다. 2-3층에 주거 공간, 1층에 생업을 위한 가게를 운영하는 건 전형적인 그리스 동네 풍경이다. 살로니카 유대인들이 세운 회당이 지금도 기능하고 있다. 뒤편으로 번쩍번쩍 빌딩들이 올라간다.. 더보기 비둘기와 마이나 요즘 이스라엘 생태계를 교란하는 새가 있다. 마이나, Indian myna이다 (아니 왜 나쁜 건 다 인도래). 찌르레기 종으로 노란 부리에 머리 부분은 검정색, 몸은 갈색을 띠고 매우 공격적이다. 찌르레기 새들은 원래 새소리가 예쁘기로 유명한데, 마이나의 깍깍깍 소리는 매우 선명하다. 어찌된 일인지 예쁜데 거슬린다. 마이너의 공격에 가장 몸살을 앓는 새들이 평화를 애호하는 비둘기다. 비둘기는 분명 성품 때문에 평화의 상징이 되었을 것이다. 싸움을 싫어하고 다툼을 피해 스스로 물러난다. 문제는 이 평화의 사도가 도망쳐 나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것이다. 최근 안면을 튼 비둘기가 있는데, 내가 해코지를 안 한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우리집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 정도는 아니라고, 여러 번 타일렀는데 협조를..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