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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in Israel

지흐론 야아콥, 정원의 거리 이스라엘도 봄에 모래바람 때문에 화창한 날이 많지 않다. 사막의 본진 아라비아와 사하라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다. 그래도 어쩌다 길을 나서면 꽃구경을 원없이 하게 되는데, 이 마을이 그렇다. 집집마다 정원이 예뻐서 거리를 지나는 것뿐인데 기분이가 좋아진다. 이 동네 집주인들은 다들 부지런한가 보다. 노란 데이지가 멀리서부터 보였다. 어쩜 색상 배합이. Marguerite Daisy Blue Bougainvillea 흔한 부겐빌리아도 파라니까 특이하다. 빨간 제라늄은 문앞에, 길옆으로는 키가 큰 '로아 하아리'(사자의 입ㅋ Snapdragon, 우리말 금어초) California Poppy, 우리말 금영화 곱게 가꾸어진 정원도 아름답긴 한데, 야생에서 피어나는 꽃들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는 아니다. Daro.. 더보기
텔아비브, 개와 함께 달리기 대회 텔아비브는 새로 태어난 어린아이보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더 많다는 말이 있다. 결혼 제도에 흥미 없는 독신들이 친밀한 삶을 위해 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020년 텔아비브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개' 친화적인 도시로 뽑혔다. 개들이 뛰어노는 개 전용 공원도 많고, 길거리에 개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시설도 많다. 매년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개 자랑을 하기 위해 개와 함께 달리기를 한다. 이스라엘 군대에는 Oketz עוקץ 라는 전투견 부대가 있다. sting, 따끔 쏜다는 뜻이다. 경찰견도 따로 있다. 폭발물 감지, 테러리스트 추적 등 중요한 일을 많이 한다. 용맹하다. 시각장애인을 돕는 Guide dog 제도도 뛰어나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안내견 훈련에 동참하는데, 적어도 1년간 안내견과 함께 생활.. 더보기
Ayala Hassan을 보다! 우리네 메인 뉴스에 앉는 여성 앵커들이 아나운서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이스라엘 뉴스 역시 스튜디오에는 뉴스 전달자(מגיש)가 앉아 있고 필드에 나가 있는 기자들을 연결해 방송을 한다. 그런데 여성 단독 진행이 많다. 이스라엘 메인 뉴스인 8시 뉴스는 3대 채널 모두 여성인 적도 있다. 아얄라 하쏜은 메인 뉴스만큼은 아니지만, 세속인 유대인이라면 누구나 챙겨보는 샤밧 8시 뉴스 진행자이다. 일종의 뉴스 토론 프로그램인데, 일주일의 주요 이슈를 놓고 의견이 다른 패널들이 목청 높여 싸운다. 귀가 시끄러워서 듣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다. 텔아비브 버스 정류장에 아얄라 하싼이 교통 문제를 취재하러 나왔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뉴스를 좋아한다. 뉴스를 안 보고 싶어도 안 볼 재간이 없다. 매일 TV 프로그램이 .. 더보기
텔아비브, 벤구리온 대로 쉐벳 달의 어느 맑은 날, 나는 천천히 다가왔고 당신이 벤치에 않은 걸 보았다 나도 앉았고, 내 머리를 "엘 알" *엘 엘은 두 개의 전치사이다. 엘은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알은 위로 떠오르는 부상의 의미이다. 이스라엘 국적기 이름이 "엘 알"인데, 높이 떠서 당신이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뜻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몸을 기대고 머리를 내려두는 친근함이 잘 표현돼 있다. 텔아비브는 이런 작은 아름다움들을 만나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도시다. **쉐벳 달은 2-3월에 돌아온다. 정말 날이 맑다. 중동의 혹독한 여름과 겨울을 벗어난 좋은 날. 더보기
유대인 후파 결혼식 우리나라는 5월의 신부라는 말이 있지만, 유대인은 여름 밤 결혼을 선호한다. 쉐펠라 지역이나 유다 산지의 포도밭 사이에서 포도향을 맡으며 보드라운 밤바람 속에 올리는 결혼식을 선호한다. 모든 감각이 결혼식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때문이다. 물론 큰 호텔에서 화려하게 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결혼은 부모를 떠나는 의식인데, 부모 도움을 받아서 화려한 결혼식을 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바다를 사랑하는 친구 둘이 여름밤 지중해를 택해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나라 결혼식은 대개 주말에 잡히지만 이스라엘은 샤밧 때문에 금요일에 한다면 몹시 간소한 결혼식이다. 2부 피로연을 못하는 거니까. 이스라엘에서 결혼식 2부 피로연이란 사이키 조명 아래에서 새벽까지 춤추는 것이다. 그럼 이스라엘에서 결혼식은 어떤 요일일까... 더보기
내가 본(?) 이스라엘 정치인 2012년 TV 뉴스쇼 진행자였던 야일 라피드가 정치 투신을 선언하고 학생들을 만나러 왔다. 시계 봐라. 저녁 8시가 넘었는데 학교에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결국 정치 입문 10년 만에 이스라엘 총리가 됐다. 나는 떡잎을 알아보지 못했던 거구나. 뭐래? 했는데. 이스라엘 정치를 알게 뭔가. 하지만 히브리 대학교는 희한할 만큼 정치 관련 행사가 많았고, 아구닷 스튜덴팀, 즉 학생회는 결국 정계로 진출하는 고정 루트였다. 예루살렘 지방 선거 때는 상당히 많은 학생이 선거판에 뛰어든다. 2018년 학생회 다수가 지지한 후보가 결국 떨어졌는데, 정말 우울해 하더라. 그 심정 알지. 선거 유세 중인 미리 레게브를 마하네 예후다 시장에서 만났다. 문화부 장관 시절이라 꽤나 욕을 먹었는데, 이방인인 내가 사진 찍는 걸.. 더보기
욤 쉬쉬(금요일) 오전 풍경 나는 상비약이 필요한 사람이다. 정기적으로 약국에 들러야 하는데, 외노자에게 자유롭게 약국 갈 시간은 없다. 물론 수퍼처럼 체인으로 있는 약국(수퍼팜)에 가면 되지만 거기는 비싸다. 나는 명색이 외노자로서 어마어마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수퍼팜에서 약을 사면 혜택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쿠파트 홀림에서 직영하는 베트 미르카하트, 약국에 간다. 돈을 아끼기 위한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법이다. 욤 쉬쉬 오전, 눈 뜨자마자 일어나 약국에 가서 줄을 선다. 나라고 왜 삶을 개선하려는 욕망이 없겠나. 이스라엘 쿠파트 홀림의 온라인 서비스를 부지런히 연구해, 약국 방문 시간을 미리 예약하면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냈다. 근데 이게 참, 비인간적인 게, 대부분 돈 아끼러 쿠파트 홀림 약국 오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