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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0216 하마스 전쟁 133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틴 국가와 라피아흐 작전을 두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밤 40분이나 통화를 했단다. 여기는 통역이 없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80분이나 한 것이니 정말 오래 통화한 거다. 피차 외교적인 수사는 개나 줘버린 모양이다. 워낙 쌍욕도 개의치 않는 바이든의 입 모양이 4자 단어였는지 6자 단어였는지 퀴즈가 한창이다. 이래저래 암담하다. 아마도 이 상황에 존재감을 뽐내고 싶었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쑥대밭으로 만들더니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응전에 큰 피해를 입었다. 물론 피의 보복을 하시겠단다. 키리얏 슈모나 주민들은 상당수가 피난중이지만 남아 있는 주민들도 적지 않은데 하루에 서너 번씩 공습 알람이 울리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내각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카.. 더보기
0214 발렌타인 데이 이스라엘도 자본주의 물결은 어쩔 수가 없나. 기독교 성 발렌타인에게서 기원한 날을 기념해 온갖 광고가 넘쳐난다. 이렇게 많은 문자를 받은 건 나참, 10년 만에 처음이다. 러브 같은 소리 하고 있네가 절로 나오지만. 오늘 사우스 코리아를 처음 들어본 사람을 만났다. 2년 전에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왔다는 분이다. 이스라엘이 받아들은 25,000명 전쟁 난민과 함께 온 것이다. 히브리어를 전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유대인은 아닌 것 같고, 세 자녀 모두 이스라엘에 살고 있다는데, 그들 배우자를 통해 알리야를 하게 됐을 것이다. 사우스 코리아조차 관심을 가질 일 없는 우크라이나 사람이라 인종주의가 디폴트다. 너처럼 생긴 사람을 처음 본단다. 나처럼 생긴... 인간을 생긴 대로 장르화하는 게 인종주의인데. 20년 .. 더보기
0213 하마스 전쟁 130 하루가 버겁다. 덕분에 성경을 많이 읽고 있다. 이스라엘을 여기에서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아마 없지 싶다. 그럼 라피아흐의 1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은 어떻게 될까. 이집트가 국경에 자기네 탱크를 배치했다. 난민은 절대 안 된다는 의지다. 아직도 가자 지구에 갇혀 있는 가족으로 인해 삶이 너덜너덜해진 지인이 있다. 그 가정을 떠올릴 때마다 나조차 피폐해지는 것 같다. 하루에 한번씩 메시지를 남긴다.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이 말을 믿어서가 아니라 안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아멘이 필요한 삶은 사실은 비참하다. 투정할 수 있는 신앙인은 꽤 살 만한 것이다. 두 인질이 극적으로 구출된 어제의 기쁨은 적어도 정치적으로 어제로 끝이다. 이 사진이 말해주는, 말도 못할, 전쟁의 레토릭에 답답하다.. 더보기
0212 두 인질 구출 어제 일찍 잤더니 꽤 몸이 가벼워 새벽에 운동도 다녀왔다. 아침 뉴스를 틀자 거기 있었다. "IDF 군인들이 두 인질을 몸으로 엄호했다." 라피아흐에서 이뤄진 작전명은 야드 자하브, 금손이라는 뜻이다. 두 인질, 페르난도 메르만과 루이스 하르가 구출돼 이스라엘 영토로 돌아왔고, 그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키부츠 이츠하크의 주민들로 아르헨티나 시민권을 갖고 있기도 하다. 페르난도의 여동생이자 루이스 하르의 부인 클라라 메르만은 70일 전 인질 거래 때 돌아왔다. 많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일단은 기쁘다. 그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행복한 소식이겠나. 희망이란 참 놀라운 현상이다. 마지 못해 사는 것 같던 사람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오늘 잠깐이긴 하지만 '그래도 삶은 나아간다"를 실감한다... 더보기
0211 하마스 전쟁 128 트럼프가 뉴스에 다시 자주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각오해야 할 모양이다. 지난 주 수요일 미 상원에서 초당적 법안이 거부됐다. 여기 953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가 포함되는데, 전쟁 3년째인 우크라이나에 절실히 필요한 자금, 이스라엘 지원금, 대만을 위한 자금, 미국-멕시코 국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 조처를 위해서다. 바이든 정부를 식물화하는 게 목적인 만큼 질질 시간을 끌 모양이다. 공화당은 그럼 뭘 어쩌자는 건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아, 트럼프가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리미어에서 예의 불쏘시개 같은 연설을 쏟았다.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군사 지원을 대출 형식으로 구성해야 한단다. 여차하면 상환을 요구할 수 있기 위해서다. 또 NATO 회원국 가운데 자금 제공을 이.. 더보기
0210 One Day 다시 웃고 떠들며 즐거워할 날이 올까. 오랜만에 샤밧 아침이 화창했지만, 아무런 의욕도 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방문해야 할 곳을 찾고, 친구들을 만났다. 그런데 도무지 뭔가가 기껍지 않다. 흥이라고 해야 하나, 삶의 기쁨이라고 해야 하나. 필사적으로 서로의 슬픔을 들키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애를 쓰게 된다. 샤밧에 더 지치는 이유가 이거인 것 같기도. 우리나라를 위시해 오늘 새해 첫 날로 지킨 나라들이 있다. 새 희망, 새 포부 같은 걸 물씬 강요하겠지. 그런 건 없는 건데도. 맥락없이 징징대는 일도 그만 해야겠지. 넷플릭스가 장한 일을 했다. 앤 헤서웨이로 도무지 커버가 되지 않던 엠마 몰리를 만나게 됐다. 엠마가 백인 여성이 아닌 건 여전히 의아한 대목이지만 뭐, 그거야 그쪽 분들이 알.. 더보기
0207 하마스 전쟁 4개월 오늘은 2월 7일, 10월 7일 테러가 일어나고 전쟁이 발발한 지 4개월이 되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의 조건을 공개했다. 45일씩 3단계로 진행되는 총 135일 간의 휴전과 양측의 석방 거래다. IDF의 철수는 물론, 종신형을 선고받은 500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0명의 석방, 가자 지구에서 UNRWA의 지속적인 역할 요구 등이 골자다. UNRWA와 하마스는 역시 같은 편이었다. 눈물나는 의리다. 한마디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 붙들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을 활용하고, 가자에 대한 통제권을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 군대의 손에서 지도자들 모두 살아나서, 향후 대이스라엘 테러 준비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포부다. 이스라엘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러하다. 어.. 더보기
0206 어느 화창한 날 날마다 비가 오더니 오늘이 입춘이라고 비가 뚝 그치고 화창하다. 귀신같은 24절기. 이맘때 이스라엘은 남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한 칼라니트, 아네모네가 거의 갈릴리까지 뒤덮는다. 그래서 이스라엘 2월 이벤트가 다롬(south) 아돔(red) 축제다. 오테프 가자의 키부츠들 주변에 아네모네가 흐드러져서 주말마다 꽃구경을 가는 사람들로 남부 고속도로가 막히곤 한다. 브에리나 니르 오즈나 아네모네 들판으로 유명한 키부츠들이다. 10월 7일 이후 다롬 아돔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말 어감으로 하면 '피바다'쯤 되지 않을까. 2024년 2월 '축제'란 단어가 빠져버린 다롬 아돔이 시작됐다. 축제를 하자는 게 아니라, 다롬의 자랑인 아돔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노바 축제가 열렸던 참사 현장 근처에 다시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