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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크라밈, 모샤브 스굴라 성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택한 백성이라고 하시는데, 히브리어로 암 스굴라이다. 쉐펠라 남쪽에 택한 자들이라는 이름의 모샤브가 있고, 그 옆에 어지간히 택함 받는 레스토랑이 있다. 포도밭. 큼직한 장소라 단체 모임을 갖기도 좋다. 스테이크가 예술이다. 가자에서 로켓이 날아오면 이 식당은 문을 닫고, 이곳의 종업원 대부분이 전투 현장으로 간다. 이스라엘에서 모샤브나, 키부츠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대부분 전투병이기 때문에, 군복무를 마쳐도 전쟁이 시작되면 밀루임으로 다시 가야 한다. 2014년 가자 전쟁이 끝나고 드디어 문을 열었다는 소문을 듣고 크라밈에 갔다. 군 복무도 끝났으니 태국에 놀러가고 싶다던 바텐터 오므리가, 사라졌다. 우울해서 견딜 수 없던 우리는 하루 크라밈을 빌려 우리들을 위로했다. 프랑스.. 더보기
앤소니 부르데인 예루살렘 Parts Unknown 고인이 된 이가 먹고 마시고 웃고 우는 장면을 보는 기분은 이상하다. Anthony Bourdain을 보지 않게 된 지 오래됐는데, 이 영상은 너무 애착이 가서인지 없애지 못하고 있다. 코난의 방송과 비교가 될 것 같아 함께 올려 본다. 코난은 속없어서 킬킬거리고 간 게 아니다. 코난이 부르데인처럼 해도 이상하고, 반대가 되도 무리다. 한 가지 부르데인이 이렇게 이스라엘을 비판할 수 있는 데는, 그가 유대인이고 이 나라를 뜨겁게 사랑한다는 전제가 함께 있다. 쉐프 부르데인이 처음 방문한 나라에서 발굴해낸 레스토랑 면면만 봐도, 그가 이곳을 그냥 재미 삼아 온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뭐, 그러니까 앤소니 부르데인이지만. 가끔 - 돈이 충분할 때- 에인 라파(Ein Rafa)에 있는 Majda 레스토.. 더보기
카페 La Lush, 네스 찌오나 이스라엘에서 화요일은 욤 슐리쉬, 일주일 중 셋째 날이다. 알다시피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첫 기적은 셋째 날에 일어났다. 혼인잔치를 비롯한 유대인 삶의 이벤트는 압도적으로 화요일에 잡힌다. (유대인의 결혼식은 밤에 시작되고, 주말은 샤밧을 준비해야 하는 분주한 시간이다.) 공공기관도 화요일에는 일찍 업무를 마치는 편이다. 지금이야 재택도 많아지고 IT업종 사람들은 숨도 돌리지 않고 바쁘게 일하지만, 일반 회사에서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화요일 저녁에 친구를 만나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기타 유흥 활동을 한다. 화요일 저녁 친구를 만나려고 큰 도시에 나가는 건 부담스럽다. 다음날 어쨌든 일을 해야 하니까. 스테이크 하우스까지는 안 바란다. 화요일 저녁에 부담스럽게 먹을 필요는 없.. 더보기
Al-Baghdadi 예루살렘 올드시티에는 대략 15,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대략 200여 개 식당이 있다. 올드시티에서 뭔가를 먹어야 한다면 Christ Church의 커피숍이나 카페테리아를 간다. 올드시티에서 위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식당이니까.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우연히 찾게 된 곳이 있다. 아부 하산 바그다디, 바그다드 출신들에게 독수리의 의미는 자존심 자체이다. 뭘 따로 시킬 필요가 없다. 츠즈키라고 하는 오이 요구르트 스프(?), 소고기 케밥, 피타, 그리고 인심 써서 콜라= 50 NIS 케밥을 만들기 위해 큰덩어리에서 고기를 써는 것부터 보았다. 저 도마를 찍고 싶었는데. 얼마나 정갈한지 말도 못한다. 손님과의 스몰토크는 안중에 없으시고, 그저 열심히 요리만 하셨다. 바그다.. 더보기
מו ומו 무 베무, 르호봇 르호봇은 쉐펠라로 알려진 저지대의 중심도시이다. 히브리대학교의 농과대학, 바이쯔만 과기대, 시몬페레스 칼리지가 자리잡고 있다. 교육의 도시답게 당연히 학부모들이 선호하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하시딤 Kretshnif의 본거지라는 점이다. 세금을 내지 않고 이웃들에 적대적인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의 재정은 보나마자 밑 빠진 독이라 하겠다. 르호봇 주변에는 네스 찌오나 브에르 야콥 같은 소도시들이 있는데 르호봇의 젋은 세대는 그곳으로 빠져 나간다. 현명하다. 이런 도시에 1984년 이래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두 번쯤 종교인들이 불을 지르거나 반달리즘을 자행했다. 코셔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무베무의 주인이나 쉐프가 부디 이들의 압력에 무릎 꿇지 않기를. 도울 방법은 없지만 이들의.. 더보기
דרך הגפן 포도의 길, בית זית 예루살렘에서 30분 정도 될까, 베이트 제이트라는 모샤브가 있다. '올리브나무의 집'이다. 1948년까지 아랍인들의 마을이었고, 그래서 그런 마을 특유의 정서가 남아 있다. 오늘날 모샤브의 농사는 대개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됐고 여전히 모샤브의 농작물을 활용한 산업으로 레스토랑이 운영된다. '포도의 길'이라는 이름대로 여름 밤에 찾으면 아주 근사한 곳이다. Cafe Itamar의 쉐프들이 연 유기농 베지테리언 코셔 레스토랑이다. 이 단순한 작품은 타코스 다그 얌, 즉 생선을 테마로 한 타코스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즐기지 않는 빨간 고추가 올라가 있다. 일본식 무절임이 기름기를 잡아주고 고추가 매운 맛으로 마무리한다. 고작 두 피스를 주는데 62세켈이다. 어지간한 밥 한끼다. 예루살렘 산지에 물고기를 들여.. 더보기
HaTahana, Metula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에 '메툴라'라는 도시가 있다. 과거 로스칠드의 자금을 지원받아 세워진 모샤바였다. 1982년 레바논 전쟁 때는 이곳 국경 펜스를 통해 남부 레바논 군대에 군수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일명 Good Fence. 이스라엘 최고 북단 도시는 정기적으로 히브리 문학 축제를 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무튼 이 도시를 방문해볼 충분한 이유가 있는데, 그렇게 찾은 방문객들을 뿌듯하게 해줄 레스토랑도 있다. 코셔로 도축된 소고기 스테이크가 맛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는, 스테이크의 새로운 경지에 이른 곳이다. 이런 레스토랑이 코셔를 안 지킨다는 이유로 문을 닫는다면 참 슬플 것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