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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함부르그, 르호봇 함부르그는 1885년 햄버거의 탄생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함부르크가 아니라 미국 뉴욕 주에 있는 타운이다. 햄버거가 어쩌다 생겼는지 다양한 이론이 있는데 그중 하나로, 박람회에 참석한 음식 가판대에서 돼지고기 소세지가 부족해 소고기로 급히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하이오 캔턴에 살던 프랭크와 찰스 멘체스 형제가 운영한 가판대다. 이스라엘은 이 이론을 선호하고 르호봇에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도 있다. 회사들을 위한 사무실과 건물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과거 생산시설이 있던 건물을 레스토랑으로 개조했다. 전통 햄버거답게 코셔를 무시한 치즈버거다. 샐러드에도 고기 위에 치즈를 얹는다. 코셔는 안 지키지만 문설주에 메주자는 선명하다. 건물은 코셔라는 건가. 어쨌든 샤밧 저녁 만석이다. 더보기
하니짜혼 쉘 하니, 아슈켈론 하니의 하니짜혼, 승리라는 뜻이다. 맨주먹으로 이 나라에 도착한 이민자들은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식당 이름치고는 좀 과하긴 하다. 루마니안 퀴진이다. 하니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아슈켈론 믹달 지역에서 레스토랑을 했다. 돌아가시고 가게도 흐지부지 됐는데, 코로나 기간 하니가 집에서 케이터링을 시작했다. 갑자기 루마니아 출신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단다. 유대인의 독특한 특성상 루마니아와 헝가리 출신은 겹치는 지점이 있다. 루마니아도 여러 나라들에게 두루두루 물어뜯기며 살아남았는데 헝가리 제국의 통치를 가장 많이 받았다. 드라큘라의 고향 트란실바니아는 루마니아에 속하지만 헝가리 영토였다. 설겆이 영역에서 접시 하나와 두 개의 차이가 무엇이든, 루마니안 퀴진의 자부심에 비할 수는 없다. 꽃에 대한 .. 더보기
Fish n Zone, 아쉬돗 이스라엘 여름, 최고의 장소는 집이다. 땀이 별로 안 나는 체질이어서, 추운 것보다야 뜨거운 게 낫긴 하지만, 여름철 집 밖에 나서는 걸 좋아할 이유가 없다. 일터는 예외다. 선택사항이 아니니까. 게다가 거기는 새벽부터 밤까지 구성원들의 체온을 고려하지 않는 무자비한 에어컨이 가동중이다. 그건 또 다른 스트레스다.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타인을 만나기 위해 외출을 고려해야 한다. 그럴 때 해질 무렵 아쉬돗을 떠올린다. 아쉬돗의 지중해 바다는 항구 아래쪽에 있다. 사람들은 일단 항구의 윗쪽을 고려하니까 바트얌이나 홀론이나 텔아비브를 선호한다. 기꺼이 마음을 접고 항구 아래쪽으로 눈을 돌리면 의외로 간 에덴 같은 곳들이 있다. 대신 대낮은 곤란하다. 이거 봐라. 프로포즈 이벤트도 한다. 패러모터 씨,.. 더보기
The Pastry Box, 텔아비브 누리트 히타야트의 과자집을 방문했다. 남부 텔아비브의 후미진 골목, 그러나 새 건물에 입주해 있다. 요즘 값비싼 핫플레이스는 다 이런 식이다. אודות - The Pastry Box שף קונדיטור נורית ציטיאת מתמחה בשילוב בין קונדיטוריה קלאסית צרפתית לבין טעמים ומרקמים יפנים. נורית נולדה וגדלה ביפן וההשפעה של המזרח הרחוק www.thepastrybox.co.il 이라크 출신의 히타야트 네 형제는 미국과 홍콩과 대만과 일본에서 각각 기업가로 성공했다고 한다. 누리트의 집안은 일본에서 진주 무역을 했다. 덕분에 일본에서 나고 자란 누리트는 프랑스에서 제과를 배웠고 거기에 일본의 미학을 도입했다고 한다.. 더보기
크나페 케악, 텔아비브 텔아비브 북부에 항구가 있다. 지금은 항구 기능은 없고 일종의 휴양지다. 거기 많은 가게들이 있는데, 항구 시장도 있다. 슈크 하나말, 항구 시장이다. 저 상징 동물이 뭔가 한참 생각했다. 바다 용인가, 바다 말미잘인가 하다가 구글의 도움으로 '바다 말'이라는 걸 알아냈다. 해마. 우리나라 해마는 독도 근처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이걸 볼 때마다 이스라엘이 독도를 우리나라 영토로 표기하는 흔치 않은 나라라는 사실을 상기한다. 헬라어 Hippocampus는 바다 괴물이라는 뜻이다. 시장 이미지로는 여하튼 특이하다. 아무튼 이 항구 시장 안에 크나페 카흐라는 베이커리(?)가 있다. 크나페는 아랍 디저트인데, 유대인 베이글에 넣어준다. '케아흐'는 /케악/하고 목 졸리는 발음인데 '손'과 관련된 단어이다. 즉 .. 더보기
오나미, 텔아비브 한식만큼이나 일식도 이스라엘에서 맥을 추기 어렵다. 이곳 사람들은 카이센,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선도 풍부하지 않으니 성의껏 회를 뜨기도 어렵다. 날생선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 쇼유, 간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가 먹히지 않는다. 감칠맛 어쩌고 하는 것도 그다지. 그래도 일식 레스토랑이 명맥을 이어가긴 하는데, 주인이 일본인인 경우다. 1999년 6월 문을 연 오나미는 코로나 위기를 잘 넘기고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유명 레스토랑 중 하나다. 일식의 매력은 역시 주문 배달이었던 것이다. '큰 물결'이라는 뜻의 대파, 오나미는 텔아비브의 중심부, 번잡한 동네에 자리하고 있다. 고급스런 느낌은 아니다. 일식의 고급화가 안 통하는 나라 중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대단한 점은 음식 메뉴를 .. 더보기
Cezar, Rehovot 몇 주 동안 피곤한 샤밧을 보내고 모처럼 욤쉬쉬에 여유가 생겨 아르카페를 찾았다. 주로 이런 샌드위치에 커피를 마신다. 잠깐, 아르카페 위에 레스토랑이 있었네?! 세자르 Cezar, 이 동네에 십 년 넘게 살았는데 처음 가봤다. 깜짝이야. 아니 컬리플라워로 이렇게 맛있는 샐러드를 만든다고? 데니스는 그냥 아는 맛이다. 안트리코트, 흠. 와, 접시를 핥을 뻔했다. 말라비 Malabi, 한마디로 밀크 푸딩이다. Rose water를 첨가해서 색깔이 분홍색이다. 진귀한 중동 음식이 대개 그렇듯이 이란에서 들어온 디저트이다. 이를 처음 맛본 아랍 장군 무할랍의 이름을 땄다고 알려져 있다. 샤밧 저녁도 아니고 점심인데 이렇다. 대단한걸. 더보기
다롬 아돔, 2월의 네게브 축제 가자 스트립 인근의 네게브 지역은 로켓포 공격을 자주 받는다. 로켓이 날아오면 아이언돔이 마주 발사돼 공중에서 폭파해야 하지만, 그 전에 일단 사이렌이 울린다. 아이언돔이 100퍼센트 방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사이렌 소리가 참, 심란하다. 절대 적응되지 않는다. 암튼 그 사이렌이 울리면 거리에 따라 짧게는 10초, 길게는 1분 안에 마마드라고 하는 두꺼운 벽이 있는 보호소로 들어가야 한다. 최근에 지어진 집들은 모두 마마드를 구비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역사가 100년 넘는 텔아비브 같은 도시에 마마드를 갖춘 집은 거의 없다. 우리 집에도 없다. 그래서 밤중에 사이렌이 울리면 옷을 주워 입고 최근 재건축으로 마마드를 구비한 옆집으로 뛰어가는데, 1분 안에만 가면 된다. 잠귀가 어두운 사람은 .. 더보기